<특집-디지털경영>현대그룹

최근 경영권 다툼으로 세인의 관심을 끌었던 현대그룹은 명실공히 한국 최고의 기업집단이지만 인터넷과는 왠지 걸맞지 않은 이미지로 알려져 왔다.

전통적으로 제조업, 그것도 중공업 위주의 사업구조로 성장해온 현대는 한국경제성장의 상징으로 손색이 없었으나 거센 인터넷변화에 대한 대처능력 면에서는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런 이유로 최근 현대그룹의 주가는 기업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저평가됐고 일부 주력기업의 주가가 종업원 수십명의 신생벤처기업보다 떨어지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이에 대한 반성으로 현대그룹은 제조업 위주의 기업문화를 일신하고 인터넷 환경변화물결을 적극 수용하는 방향으로 그룹운영전략을 선회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현대는 경영전반의 기존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그룹내 5대 핵심업종이 오프라인사업에서 지녔던 세계적인 경쟁력을 온라인상에서 구현하는 데 전력하고 있다.

인터넷에 뒤떨어진 것으로 평가받던 현대그룹이 디지털경영에 눈을 뜨고 뛰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고 현대가 인터넷 경제환경에서도 경제주축이 되겠다는 야심이다. 특히 「5대 핵심업종」 중의 하나인 전자·정보통신 분야의 핵심역량을 강화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주요 계열사는 출자를 통해 벤처사업에 앞으로 2년간 모두 5400억원을 투입하는 등 대규모 벤처투자에 나선다.

우선 현대그룹의 계열사별 디지털 경영전략을 살펴보면 현대건설은 최근 목동에 벤처지원센터를 건립했다. 현대건설은 150개의 입주희망업체 가운데 31개사를 선정해 사무실과 투자정보 및 각종 경영자문을 제공하는 인큐베이팅사업을 시작했다. 건설분야와 어울리지 않는 벤처지원에까지 현대건설이 나선 것은 앞으로 사람이 사용하는 모든 건축물과 인터넷이 연계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미 지난달 인터넷사업진출을 공식선언한 현대건설은 초고속인터넷서비스 기반의 웹TV와 주문형 비디오, 원격진료 등 신종 온라인서비스를 통한 건설업의 부가가치 향상에 주력할 방침이다. 또 올 9월 이후 완공되는 모든 아파트와 이미 완공된 아파트까지 대상을 점차 확대해 2004년까지 자사가 짓는 총 30만가구에 인터넷부가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초고속정보통신 아파트 1등급으로 설계되는 이들 아파트는 그룹계열사와 제휴사를 인터넷아파트사업에 참여시켜 각 가정의 TV마다 세트톱박스 보급과 증권, 홈쇼핑, 부동산 등 일반생활정보 콘텐츠사업이 기획되고 있으며 원가절감을 통한 경쟁력 강화도 꾀할 방침이다.

현대그룹의 간판기업인 현대자동차와 지난해 인수합병된 기아자동차도 디지털경영체제 도입에 한창이다.

두 자동차회사들도 벤처기업 지원을 통한 경영체질개선과 경쟁력 강화에 분주한 모습이다. 현대, 기아자동차는 최근 독자적인 벤처플라자 설립계획을 발표하고 자동차생산에 대한 신기술과 무선인터넷기술을 이용한 정보화차량개발, 또 정비, 유류업체와 연계한 정보시스템개발, 유통혁신분야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지리정보(GSP)는 물론 날씨, 주식 정보까지 차안에서 검색하고 주식거래도 하는 인터넷자동차를 하반기 중에 실용화하고 특히 자체 웹사이트 개선과 자동차포털서비스 구축에도 막대한 예산을 배정하고 있다.

자동차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인터넷자동차직판문제에 대해서 두 자동차회사는 기존 판매정책을 전향적으로 개편해 기존 자동차시장의 주도권을 계속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내부 영업조직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점진적으로 인터넷망을 이용한 판매체제 도입에 순응하는 것 외에 다른 방안이 없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크고 무거운 제조업 위주의 현대그룹을 상징하는 현대중공업도 디지털경영체제 확립을 위해 최근 디자인실과 정보사업부를 신설하고 자재의 구매에서 설계, 조립, 판매까지 전과정에 e비즈니스시스템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디지털과 인터넷으로 무장하지 않는 한 현재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음을 파악, e비즈니스사업 등 정보화기술 용역사업에 나서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선박의 수주단계에서 건조, 인도에 이르기까지 전산망으로 일괄 제작하는 기술은 이미 정착단계에 들어갔으나 여타 기계, 중공업분야도 인터넷으로 필요한 원부자재 구입과 물류체계 개선을 위한 디지털경영혁신에 주력하고 있다.

금융분야의 현대증권과 현대캐피탈은 대고객서비스분야에서 디지털경영체제를 확립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계 전반의 사이버열풍에 대응해 주식거래, 뱅킹을 온라인상에서 보다 안전하고 편하게 수행한다는 목표를 내건 현대증권과 현대캐피탈은 최근 금융기관 최초로 인터넷 지로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특히 현대증권은 벤처업체의 직접투자와 공개, 등록까지 모든 서비스를 제공해 부가수익을 계획하고 있으며 현대캐피탈은 고객 개인의 요구에 따라 맞춤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객관리시스템 구축에 많은 예산을 배정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현대는 그룹차원의 일사불란한 디지털경영책 제시보다는 계열사들의 각개약진을 통한 디지털경영혁신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현대종합상사: 현대종합상사는 지난 14일 21세기 N경영선포식을 갖고 올해가 디지털경영체제로 바꾸는 「e비즈니스원년」임을 선포했다. 인터넷전문상사라는 큰 그림 아래 현대의 e비즈니스를 선도하고 있는 현대종합상사는 벤처투자를 통한 기업체질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종합상사는 최근 우수벤처기업 발굴을 위한 「벤처마당 2000」을 개최하고 B2B, B2C분야의 신기술을 과감히 기업운영에 접목하는 등 디지털경영체제에 필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발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상사운영에 필요한 구매과정과 철강, 화학, 기계 등 B2B분야에도 집중적인 투자를 해 기업운영 전반의 효율을 높이고 디지털 경영인프라를 조기에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또 현대종합상사는 무선인터넷사업에도 진출, 생활·오락분야 콘텐츠분야 경쟁력을 강화해 국내시장에서만 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예정이며 그 동안 해오던 사이버무역 사업도 강화할 예정이다.

◇ 현대, 기아자동차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역시 벤처기업지원을 비롯한 e비즈니스 전략수립에 분주한 모습이다. 우선 자동차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인터넷자동차직판문제에 대해서 전향적으로 검토, 자동차시장의 주도권을 계속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내부 영업조직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점진적으로 인터넷망을 이용한 판매체제 도입에 순응하는 것 외에 다른 방안이 없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현대, 기아자동차는 최근 독자적인 벤처플라자 설립계획을 발표하고 자동차생산에 대한 신기술과 무선인터넷기술을 이용한 정보화차량개발, 또 정비, 유류업체와 연계한 정보시스템개발, 유통혁신분야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지리정보(GSP)는 물론 날씨, 주식 정보까지 차안에서 검색하고 주식거래도 하는 인터넷자동차를 하반기 중에 실용화하며 특히 자체 웹사이트 개선과 자동차포털서비스 구축에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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