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급격한 팽창이 비즈니스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빅뱅」으로 표현될 정도로 강력한 임팩트를 갖고 있는 인터넷의 위력을 무시하고는 생존이 위협받을 지경이다. 인터넷 세계를 향한 대열은 신생벤처 업체에서 이른바 기존 「굴뚝산업」 업체에 이르기까지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급속한 인터넷 발달에 따라 사이버 공간이 경제활동의 매개로 등장한 결과다.
모든 기업이 인터넷으로 무형의 지식과 정보 등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는 노력을 경주하면서 인터넷은 지구촌을 단일 공동체로 만드는 거대한 파이프라인의 역할을 하기에 이르렀다.
우리나라도 세계에서 인터넷 분야의 성장이 가장 빠른 나라에 속한다. 올들어 「닷컴」 시장뿐만 아니라 B2B 시장도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 인터넷 망관리 센터(KRNIC)에 따르면 2000년 2월말 기준으로 인터넷 가입자 수도 1297만명 수준으로 경제활동 인구의 65%에 달하고 있다. 사이버몰 수도 지난 98년 400여개에서 지난해말 1200여개로 300% 증가했고 2003년에는 이보다 10배 정도의 성장이 예상된다.
인터넷 분야의 이같은 급속한 팽창 추세에 따라 크고 작은 수많은 컴퓨터 관련 정보기술(IT) 업체들의 시장선점 경쟁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국경을 넘는 무한 개방공간인 인터넷 세계의 기반(인프라)을 구축하는 데 이들 업체가 선두에 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애플리케이션서비스프로바이더(ASP) 시장경쟁은 대표적인 예다.
ASP는 누구든지 인터넷에 접속해 기업내 LAN과 같은 환경에서 애플리케이션을 마음대로 빌려 쓸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로 인터넷 환경의 출현과 더불어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대규모 구입비와 버전업 등의 유지·보수비와 전산실, 관리인원의 최소화, 적은 월정액으로 안정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에 때문에 고객으로부터 커다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따라 ASP 인프라 시장을 선점하려는 컴퓨터 업계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주요 업체마다 전담팀 구성, 전략적 제휴로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서면서 ASP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바탕으로 IT산업의 새로운 주역으로 부상하는 것을 적극 꾀하고 있다.
한국IBM,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한국HP, 컴팩코리아 등 주요 중대형 컴퓨터업체와 (주)MS, 한국오라클, 한국CA, SAP코리아 등 솔루션 제공업체들이 상호 전략적 제휴와 경쟁으로 치열한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영림원, 한글과컴퓨터, 피코소프트, 엔드리스레인 등 소프트웨어(SW) 벤처업체와 LGEDS, 삼성SDS 등 시스템통합(SI) 업체들도 이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한국썬의 경우 전사적자원관리(ERP) 업체인 한국오라클과 손잡고 ASP 시장에 본격 참여한 것을 계기로 더욱 많은 ASP 관련업체를 자사의 플랫폼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본사 차원에서 준비중인 ASP 펀드도 발표할 계획이고 한국HP는 ASP를 올해 핵심사업으로 정하고 데이콤·하나로통신·두루넷등 망사업자는 물론 인터넷업체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확대해나가는 등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 컴팩코리아와 한국IBM도 오라클의 경쟁업체인 SAP코리아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것을 계기로 사내 ASP 전담팀을 구성해 시장공략에 나섰다.
SW 업체들도 시스템과 네트워크 관리, 보안, 서버 컴퓨팅, 웹 애플리케이션 서버, ERP, 지식관리(KM), 공급망관리(SCM), 고객관계관리(CRM)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올해 ASP 특수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서비스를 시작했거나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CA가 한국통신하이텔의 ASP 서비스 관리 플랫폼으로 자사의 전사 시스템관리소프트웨어(SMS)인 「유니센터TNG」를 공급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ASP 수요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고 인터넷 인프라SW와 솔루션 전문업체인 한국노벨도 호스트 온 디맨드라는 ASP 전용 SW제품군 등을 선보이며 시장선점을 꾀하고 있다.
이처럼 컴퓨터업계가 ASP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새로운 시장에 진출해 매출확대 기회를 잡기 위한 것임과 더불어 인터넷 발전에 따른 IT 환경변화에 발빠르게 적응해 향후 주도권을 가지려는 것이 더욱 근본적인 배경으로 분석된다.
국내 ASP 시장은 ERP, 그룹웨어, EC와 전자문서교환(EDI), 고객관계관리(CRM), 제품정보관리(PDM) 등 5대 SW 분야에서만 앞으로 3년 안에 연간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망시장이기 때문이다.
컴퓨터업계가 최근 들어 커다란 관심을 보이면서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또다른 핵심사업은 B2B, B2C 등 다양한 형태의 EC 관련 사업이다.
(주)MS, 한국오라클, SAP코리아, 한국썬 등 주요 컴퓨터업체들이 토털 전자상거래 솔루션을 개발, 기업시장을 공략하면서 시장을 선도하는 가운데 중소 벤처기업들도 분야별 특화시장을 겨냥한 제품개발과 공급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인터넷에 기반한 온라인 EC 시장의 폭발적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이를 원활히 할 수 있는 EC 솔루션 개발과 이의 표준 플랫폼화가 컴퓨터 SW 개발업체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과제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MS는 인터넷을 SW, 서비스·파트너 등을 결합하는 일상 수단화해 어떤 규모의 회사라도 업무 처리를 온라인화할 수 있도록 하고 고객을 좀더 잘 이해하고 응답하며 결정적인 업무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해 직원의 업무 능력을 향상하고 공급업체, 협력업체와 연계할 수 있도록 한다는 비즈니스 인터넷 전략을 수립했다. (주)MS의 이같은 전략의 중심에는 비즈니스 OS인 윈도2000과 익스체인지 서버 2000, MSN 등 차세대 비즈니스 SW군과 메가포털을 주축으로 기업고객들에 최적의 인터넷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한국오라클도 전통적인 비즈니스에 필요한 모든 요소들이 e비즈니스로 전환하도록 지원함으로써 기업 고객들이 본격적인 인터넷 컴퓨팅시대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엔드 투 엔드 애플리케이션에서 인터넷 플랫폼과 e비즈니스 모델로의 전이를 위한 전문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포괄적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사가 e비즈니스 업체로 변신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이다.
또 컴팩코리아는 「모든 것을 인터넷으로」라는 비전을 구현하기 위해 일반 사용자, 기업·정부가 365일 24시간 모든 업무를 인터넷으로 처리할 수 있는 논스톱 인터넷 환경을 제공하는 데 전략의 중심을 두고 있다. 이를 통해 e정부, e기업, e가정을 구현하는 솔루션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밖에 한국썬이 지난해 결성된 썬-넷스케이프 연합이 제공하는 통합 인프라 SW와 패키지형 EC 애플리케이션인 「i플래닛」을 도입, 국내 EC 관련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고 한국CA가 「E엔프라스트럭처(E nfrastructure)」라는 플랫폼으로 EC사업을 강화하는 등 주요 컴퓨터 하드웨, SW 업체들이 EC사업을 핵심사업화하고 있다.
<오세관기자 sko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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