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호출업계>
「통신시장의 신데렐라에서 천덕꾸러기로」
무선호출서비스의 화려한 성장과 초라한 몰락은 극에서 극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자꾸만 짧아지고 있는 통신시장의 현실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수년전만 해도 삐삐만으로 얻을 수 있는 통신혜택이 많았지만 이동전화의 등장과 빠른 보급은 무선호출의 퇴조을 재촉하는 신호탄이었다. 이동전화와 함께 몰아닥친 인터넷, 디지털정보화의 태풍은 문명의 총아로까지 여겨지던 무선호출사업을 벼랑끝으로 내몰고 말았다.
벼랑에 몰린 무선호출업체들은 통신사업의 삼류군단으로 추락하느냐 아니면 부활의 비상을 하느냐는 선택의 기로에 다다르고 말았다. 인터넷사업 진출이 이들에게는 생존을 위한 필수요건으로 떠오른 것이다.
인터넷사업을 주력으로 바꾸는 레이스에는 나래이동통신이 선발역할을 맡고 나섰다.
나래이동통신은 최근 회사명칭까지 나래앤컴퍼니로 바꾸고 지난해 12월 일본 소프트뱅크와의 전략적 제휴체결 이후 인터넷중심기업으로서의 변신노력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여기에는 무선호출사업자의 이미지를 완전히 벗고 인터넷사업자로의 환골탈태를 선언하는 의미와 함께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는 무선호출사업에 대한 종지부의 의미를 포괄하고 있다.
나래앤컴퍼니는 초기 인터넷사업으로 미국 바이닷컴(buy.com)의 비즈니스모델을 벤치마킹한 B2B, B2C 개념의 겟(get) 시리즈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추진중인 사이트에는 PC전문상거래 사이트인 겟PC(http://www.getpc.co.kr), 사이버증권사업인 겟모어(http://www.getmore.co.kr), MP3, 인터넷음악방송포털서비스를 제공하는 겟뮤직(http://www.getmusic.co.kr), 인터넷지역정보 포털사이트인 겟인포(http://www.getinfo.co.kr) 등이 있다. 이 업체는 앞으로도 유망한 인터넷사업 아이템이 잡히면 겟(get)을 붙인 이름으로 통일시킨다는 계획이다.
나래앤컴퍼니는 인터넷사업과 함께 벤처보육 및 투자사업을 주력 추진하기로 하고 각각의 겟사이트가 대내외적으로 사업성을 인정받고 수익기반을 갖춰 나간다면 과감하게 독립시켜 독립벤처로 기업활동을 벌일 수 있도록 지원키로 했다.
특히 향후 인터넷사업이 규모 중심의 승부가 아니라 콘텐츠와 아이템 중심의 승부라는 점을 감안, 신규 콘텐츠와 아이템을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나래앤컴퍼니가 또하나 주력하는 분야는 외국 인터넷업체와 제휴를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이미 미국의 유무선 네트워크장비업체인 유티스타컴(Utstarcom)에 지분투자를 통해 막대한 평가차익을 거두었을 뿐만 아니라 향후 외국업체와 국내 벤처와의 결합 및 공동사업을 통해 금액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시너지 효과를 거둔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 업체가 글로벌 인터넷네트워크로 구축하고 있는 해외 업체들에는 유티스타컴 이외에도 음성인식 기술에 기반한 인터넷포털서비스업체인 헤이아니타(Heyanita)와 싱크프리닷컴(Thinkfree.com), 인터넷 쇼핑몰인 유데코(Udeco) 등이 포진하고 있다.
서울이동통신도 추격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서울이동통신은 나래앤컴퍼니처럼 전자상거래나 인터넷사이트를 통한 직접 사업보다는 인터넷을 활용한 인접 통신서비스를 주된 공략방향으로 잡았다.
이 업체는 사업회생을 위한 탈출구로 인터넷메시징서비스(IMS) 전략을 채택, 서비스 상용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데이터통신서비스시장에서 무선호출망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면서도 경제적인 서비스를 제공, 틈새시장을 장악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 업체는 IMS가 상용화돼 신세대층과 비즈니스분야의 바람만 탄다면 향후 지속적인 단말기의 고도화를 통해 이동전화 등이 제공하고 있는 데이터통신서비스와는 완전히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울이동통신은 IMS와 함께 무선초고속인터넷사업(MWS)을 향후 전략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업체는 MWS와 관련 지난달 전국 10개 무선호출사업자와 공동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며 오는 6월까지 주식회사 형태의 K-WIN(Korea Wireless Internet Network)을 출범한다는 계획이다.
IMS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는 데는 다양한 콘텐츠 확보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판단, 서울이동통신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협력업체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우선 온라인에서는 검색엔진사이트 북마크(http://www.bookmark.co.kr), 여행전문포털 투어게이트(http://www.tourgate.co.kr)와 인터넷할인매장 디시피아(http://www.dcpia.co.kr)를 운영중인 갤럭시게이트 등에 지분참여 등을 통한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오프라인에서는 드림텔레콤, 홈TV인터넷, 에스원, 세종증권 등과 잇따라 제휴를 체결했다.
또 서울이동통신은 인터넷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올해안으로 100억원 가량의 벤처펀드를 조성, 10여개 업체에 집중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해피텔레콤, 부일이동통신 등도 나름대로의 인터넷행보를 서두르고 있다.
해피텔레콤의 경우 자체 개설한 엔터테인먼트 전문사이트 해피클럽(http://www.happyclub.net), 맞춤정보사이트 마이투데이(http://www.mytoday.net), 전자우편 관리사이트 마이레터(http://www.myletter.net)가 네티즌들로부터 폭넓은 인기를 끌고 있으며 부일이동통신도 최근 회사이름을 아이즈비전으로 교체하고 인터넷전문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이 업체는 포털사이트 아이즈콤(http://www.eyescom.net)에 이어 6월까지 4개의 신규사이트를 개설,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별정통신업계>
「인터넷을 침체상황 탈출을 위한 구명복으로」
계속되는 시장악화로 사업전개에 극도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별정통신업체들이 지난해말에서 올해초를 경과하는 동안 잇따라 인터넷전략을 구체화하고 새로운 탈출구 찾기에 부심하고 있다.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춘 선두권업체들이 인터넷사업 진출에 대한 조심스러운 모색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경영기반이 취약하거나 영세한 업체들도 나름대로의 인터넷사업 구상에 골몰하고 있는 상태다.
업계 선두를 지키고 있는 SK텔링크는 올해안에 IP기반의 데이터센터 구축을 주요 계획으로 잡고 향후 음성과 데이터가 결합된 통신서비스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 업체는 웹투폰이나 폰투폰방식의 인터넷전화서비스를 올해안에 제공한다는 계획아래 관련 인터넷벤처와의 제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기존 통신서비스 인프라는 SK텔링크가 자체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것을 활용하더라도 인터넷전화사업 자체에 대한 첨단기술력은 벤처로부터 수혈받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이다.
또 한국통신진흥도 기존 음성위주의 국제전화 및 구내통신사업에서 빠르게 초고속인터넷서비스쪽으로 무게이동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자체 ISP센터를 구축완료하고 기업고객들을 중심으로 올해안에는 신규 가입자확보에 주력하고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콘텐츠서비스에 돌입할 예정이다.
별정통신사업 몸통자체를 인터넷사업쪽으로 움직이기 힘든 몇몇 업체들은 병행전략을 적극 구사하고 있다.
원텔은 작년 하반기 개설한 원트레이드(http://www.onetrade.co.kr)를 인터넷사업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 이 사이트는 비상장기업의 주식을 서로 사고팔거나 자본공모를 필요로 하는 업체를 선정, 공모작업을 대행해 주는 포털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원텔은 이 사이트가 중소업체는 물론 자사의 국제전화를 이용하는 기업고객들에게 인기있는 점을 활용, 인터넷사업 영역을 차츰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또 올초 데이콤인터내셔날로부터 분사한 이플래닛은 국제전화사업과 인터넷 사업을 50 대 50의 비중을 두고 전개하고 있다. 인터넷사업은 콘텐츠와 서적 등을 사고 파는 전자상거래사업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오는 하반기부터 본격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하고 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밖에 프리즘커뮤니케이션스도 인터넷전략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별정업체에 속한다. 이 업체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인터넷 아웃소싱 수요를 반영, 웹호스팅사업과 애플리케이션제공사업(ASP) 진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별정통신 2호업체인 글로벨도 5월중 인터넷사이트를 오픈한다는 계획 아래 서비스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업체는 택배시스템과 결합된 온라인 서적판매서비스를 구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별정통신업체들이 인터넷사업에 뛰어들어 성공하는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특히 인터넷행을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기존사업의 실패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데 대해 업계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얼마나 특성있는 사업아이템을 마련하느냐와 기존 별정통신사업과의 연결성을 갖추느냐가 이들에게 던져진 숙제이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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