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온라인과 오프라인 영역의 조화

박기순 상무 LGIBM 마케팅본부장

기업에서 기술의 발전은 단순히 새로운 상품을 공급하는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 활동영역을 확대시키는 원동력이 되어 왔다. 이 힘은 기존 질서와의 협조, 때로는 기존 체제의 전면적인 해체를 통해 사회구조를 더욱 고도화시켜 왔다.

18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은 자급 농촌경제의 해체인 인클로저 운동과 맞물려 오늘날 기업활동의 기반이 되는 초기 자본주의를 성립시키는데 중요한 기여를 했다. 이후 포드 시스템을 통해 더욱 향상된 생산능력은 지구촌 단위의 거대기업들을 탄생시켰는데, 전후 브래튼우즈체제의 성립은 국경마저 해체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변화를 이끄는 힘과 기존질서와의 갈등은 러다이트운동과 같은 극단적인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했지만 역사발전의 원동력이 되어왔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또한 새로운 기회에 현명하게 적응한 기업들은 도약을 위한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인터넷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으면서 기업들은 또다시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 그렇지만 인터넷이 장밋빛 미래상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앞서의 교훈처럼 변화는 기회와 위기의 양면성을 함께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기존질서와의 충돌을 최소화하면서도 효율적인 진보를 이뤄낼 것인가 하는 문제다. 예를 들면 대리점체제와 같은 전통적인 유통과 전자상거래 영역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다. 이 문제를 새로운 시대의 키워드인 가치중심의 경영, 복합가치의 추구, 네트워크경영이라는 세가지 흐름에 맞춰 풀어보고자 한다.

인터넷시대에서 가장 으뜸이 되는 가치는 「기업 이미지」나 「브랜드 파워」와 같은 무형자산이다. 주목할 것은 이러한 가치들이 예외는 있지만 대부분은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 영역에서 이뤄지는 기업활동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가 직접 제품에 대한 대면접촉을 할 수 없는 온라인 거래의 특성상 구매의 많은 판단기준은 오프라인에서 축적된 「브랜드」에 대한 평가에 의존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매스 미디어 등을 활용한 전사적인 마케팅활동이나 대리점에서의 판매활동 등이 온라인 상에서의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낸다. 핵심이 되는 브랜드작업은 고객을 세그먼트하는데서 시작해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유통경로까지 충족시켜 주는 것으로 발전해야 한다. 제품의 가치는 고객들이 『모든 것들이 고객중심으로 됐다』고 믿을 때 가장 높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단계에서 온라인 형태의 제품공급은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공급프로세스 중의 하나로 이해되어야 한다.

두번째는 「복합가치」에 대한 추구다. 고객들은 자신들이 구매하는 제품이 정보나 유통의 측면에서 좀더 소비자 위주의 과정을 거치길 바란다. 예를 들면 인터넷을 통한 다양한 정보제공은 물론 용도에 맞춰 이미 구성된 시스템을 한번에 구매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러한 작업은 공급자 중심의 단일가치 전달이 아닌 사용자 중심의 복합가치에 대한 전달과정이다. 그러나 다양한 솔루션 구성이나 브랜드믹스 작업에 입각한 코-마케팅(Co-marketing)은 기존의 온라인 영역에서만 구축하기는 어려움이 크다. 이러한 측면에서 복합가치는 고객의 입장에서 상품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인터넷 경영의 키워드임과 동시에 오프라인과의 공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분이다.

마지막이 「네트워크 경영」이다. 마케팅 활동에 있어서 핵심은 다양한 소비자 정보의 수집과 분석이다. 기존 오프라인 영역에서는 기초가 되는 구매자 정보조차도 수집이 쉽지 않았다. 기존에 비해 온라인을 통한 구매행위에서는 다양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입력되고 구매패턴이나 연령·직업별 선호 제품 등의 정보는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는 데에 직접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기업은 사이버공간을 이용해 고객과 항상 접점을 유지할 수도 있다.

앞서 언급된 바와 같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영업영역은 경계가 조금씩 약화돼가고 있는 추세다. 더구나 기업의 본질적인 경영목표인 「고객만족」과 「가치중심」이라는 키워드를 놓고 볼 때 상호보완적인 성격이 강하다. 기업의 입장에선 무리한 전환보다는 양채널의 조화를 이루는 경영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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