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콤과 LG텔레콤으로 구성된 LG그룹 IMT2000통합추진단의 모습이 수면으로 떠오르고 있다.
LG그룹은 최근 박운서 부회장을 필두로 하는 추진단의 골격을 완성하고 속속 그룹산하 인재들을 차출하고 있다.
한바탕 전쟁을 벌이기 위해 용병들을 모으는 모습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박 부회장 밑에 LG텔레콤에서 IMT2000추진단장을 맡았던 박종응 전무가 부단장으로 포진, 탄탄한 진영을 갖췄다.
박 부회장과 박종응 전무의 쌍두마차체제로 운영될 추진단은 실무와 카리스마를 함께 갖췄다는 평을 받고 있다.
추진단은 산하에 전략·홍보 등 약 5개팀을 둘 전망이다. 이같은 추진단이 구성될 경우 LG텔레콤과 데이콤이 분리해 추진하던 IMT2000사업이 완전히 그룹 직속체제로 재편된다.
IMT2000통합추진단장으로 내정된 박운서 부회장은 전 상공부 차관 출신으로 그룹의 실세로 꼽히고 있는 인물. 데이콤 인수 작업을 진두지휘해 이질적인 양사 기업문화를 혼합하는 데 적임자로 꼽힌다.
LG그룹은 여기에 데이콤을 비롯한 그룹 계열사의 기술·기획 인원을 보강해 IMT2000추진단을 만들 계획이다. 데이콤의 유선망 운용기술과 LG텔레콤의 무선망 운용기술이 결합될 경우 한국통신 컨소시엄, SK텔레콤 컨소시엄을 능가하는 대형컨소시엄이 될 전망이다.
추진단 업무는 LG텔레콤 출신이 무선통신 분야를, 데이콤 출신이 유선통신 분야를 총괄하게 된다. 추진반 인원도 무려 100명이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추진단은 계열사에 각 핵심인력들을 요구, 강력한 조직을 꾸릴 태세다.
LG그룹의 IMT2000사업 준비는 지난 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데이콤은 96년부터 전담조직을 구성, IMT2000사업 준비를 해 왔다. LG텔레콤 역시 97년부터 IMT2000사업권 획득을 위한 사업팀을 구성, 운영해 왔다.
통합추진단이 구축되더라도 LG그룹의 추진전략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IMT2000사업권 획득을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거쳐왔다. 비난을 무릅쓰고 데이콤을 인수한 것도 통신시장의 맹주로 군림하려는 LG그룹의 청사진에서 기인한다.
LG그룹은 데이콤·LG정보통신·LG텔레콤·데이콤·천리안·채널아이 등 장비, 단말기 제조, 서비스, 콘텐츠를 모두 갖고 있다. 완벽한 형태의 컨소시엄이라는 평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LG그룹 컨소시엄이 오히려 IMT2000사업권 획득에 저해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PCS사업권, 데이콤 인수에 이어 IMT2000사업권을 가져가 장비, 유무선 서비스를 갖춘 거대 통신그룹이 되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최근 하나로통신에 대한 주식매입작업, 한솔엠닷컴 인수작업에 참여하면서 이러한 우려는 더 증폭되고 있다. LG텔레콤의 가장 큰 고민이기도 하다.
LG텔레콤은 최근 무선데이터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자사가 무선데이터 서비스 선두주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외 콘텐츠 제공업체와의 제휴도 활발한 편이다.
LG그룹은 LG텔레콤을 통해 지난 99년 5월 폰닷컴사와 제휴를 체결, WAP방식의 무선데이터 서비스를 추진중이다. 또 무선인터넷 콘텐츠사업 강화를 위해 국내 주요 콘텐츠 제공업체 및 솔루션 제공업체를 집중 확보하고 있다. 현재까지 확보한 업체수는 500여업체. 여기에 5000여개의 콘텐츠를 확보한 데이콤 천리안과 연계할 경우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하다. 또 무선인터넷 검색엔진 개발과 IMT2000 서비스의 토대가 되는 IS95C 서비스, 유무선 포털서비스 등을 추진하고 있다.
LG그룹은 LG텔레콤 통신망을 활용할 경우 IMT2000 전국망 구축시 소요되는 수조원의 투자비 가운데 30% 이상 절감할 수 있다고 말한다.
LG그룹은 현재 동기식 표준방식인 CDMA2000과 비동기식 표준인 WCDMA시스템 실험국을 자체 기술로 완료, IMT2000에 대비한 운영기술과 전파특성을 연구중에 있다. 비동기부문에서 타 경쟁사에 비해 상당히 앞서 있다는 것이 LG그룹의 장점이다.
LG그룹은 올해 말까지 시험기지국을 설치해 전파특성 연구, 멀티미디어 서비스 개발 및 시험을 통해 운영기술을 축적한다는 방침이다.
LG그룹의 IMT2000 추진전략은 크게 세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첫번째는 컨소시엄 구성. LG그룹은 성공적인 IMT2000사업 전개와 최적의 서비스 제공을 위해 국내외 유무선 사업자, 콘텐츠 제공업체, 단말기 및 시스템 개발업체 등의 컨소시엄 구성에 집중할 것으로 예측된다. 기간통신사업자는 물론 정보통신 유망 중소기업, 콘텐츠 및 멀티미디어 사업자, 외국 업체 등도 대상에 포함된다.
또 글로벌로밍을 지향하는 IMT2000 서비스의 근본취지를 살리기 위해 해외 통신 사업자와의 제휴에 전념하고 있다. 데이콤이 지난 98년 12월 중국 정보산업부 산하 무선통신부문 연구소인 제4연구소와 비동기 방식 IMT2000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한 것도 든든한 힘이 된다.
LG그룹은 지난해 재팬텔레컴과 IMT2000 공동협력 양해각서를 교환한 상태다. 앞으로 대상범위를 대만 등 동아시아 주요 국가와 유럽 주요 사업자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같은 해외 업체 확보는 IMT2000 서비스 특성상 국제로밍을 필요로 하기 때문. LG그룹은 해외 사업자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오는 6월중 IMT2000 국제 시범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두번째는 연구개발부문의 강화다.
비동기방식 WCDMA연구를 강화해 IMT2000 서비스의 기술력을 과시한다는 계획이다. LG그룹은 98년 초 WCDMA 방식으로 64Kbps용 모뎀칩을 개발한 데 이어 99년 7월에는 3GPP 규격의 384Kbps용 모뎀 ASIC을 개발해 테스트베드에 적용, 성공을 거뒀다.
또 단말기에 대한 연구개발 활동을 강화해 해당 분야 프로토콜 및 SW 개발부문에서 타 컨소시엄을 능가한다는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주류로 부상하는 WCDMA분야 선도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알려 손쉽게 사업권을 획득하겠다는 전략이기도 하다.
IMT2000 서비스를 위한 상품개발도 중요한 부문으로 꼽힌다.
특히 데이콤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1위로 평가받은 인터넷 서비스 보라넷, 국내 최대의 PC통신 천리안, 전자상거래 등을 통한 다양한 응용 서비스를 개발해 왔다. 여기에 채널아이, LG텔레콤이 보유한 콘텐츠를 합칠 경우 타 사업자가 넘보지 못할 다양하고 풍부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LG그룹이 넘어야 할 산도 많다. LG텔레콤과 데이콤 추진단의 이질적인 기업문화를 결합시켜야 하는 것이 우선 당면과제다.
이같은 우려를 감안해 박운서 LG상사 부회장을 단장에 내정했지만 LG그룹에 대한 데이콤 내부의 반감이 수그러들지는 미지수다.
데이콤 직원, 그 가운데서도 노동조합의 시선이 곱지 않아 화학적 결합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LG그룹 내부에서도 「한 가족 두 목소리」가 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을 정도다.
여기에 LG그룹의 통신사업 독점이라는 비판여론이 형성될 경우 통합추진단이나 내부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LG텔레콤의 전략적 제휴사인 영국 브리티시텔레컴(BT)과의 파트너십도 고려할 사항이다. 마케팅이나 자금집행 과정에서 일정 부분 BT와 협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최상의 파트너십이 유지되고 있지만 IMT2000사업권을 두고 컨소시엄이 구성될 경우 지분이나 혹은 투자규모 면에서 이견이 노출될 수도 있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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