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모 정부부처의 통신네트워크 구축 내용을 살펴 본 C사의 관계자는 깜짝 놀랐다.
그는 2년 전에 PC 350대 정도를 갖춘 이 부처에 구축된 네트워크 구성을 살펴보고는 『이게 아닌데…하는 심정이었다』고 술회한다.
이 부처에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했던 업체는 시스템 확장성을 고려해 1500대를 지원할 수 있는 케이블을 포설했던 것.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이 부처는 상당수의 장비를 교체하고 있으며 포설된 케이블도 용량만큼 이용되지 않고 있었다. 총 비용이 2억원이나 들었으나 용량을 초과한 케이블 포설비 등을 고려할 때 실제의 2배나 되는 비용을 쓴 것으로 보인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올들어 이 같은 네트워크 시스템 구축상의 문제점을 사전에 인지하고 시스템 구축시 네트워크 컨설팅업체와 협의하고 시스템 구축 후에도 지속적인 지원을 받는 곳이 늘기 시작했다.
정부 부처는 물론 한국통신·대검찰청·한국중공업 등에서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가고 있고 그에 따른 네트워크 컨설팅의 수요도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그 동안 네트워크 시스템 구축 시장에서 네트워크 컨설팅이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미미했다. 그러나 올해 2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인 네트워크통합(NI) 시장에서 컨설팅 시장 수요는 500∼600억원 규모를 훨씬 넘을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산업의 급부상과 함께 최적의 서비스 제공을 필요로 하는 통신사업자와 기업체들의 수요가 컨설팅 회사의 시장개척 의지와 맞물리면서 나타난 새 풍속도인 셈이다.
이에 따라 데이터크레프트, 진두네트워크, 한국루슨트테크놀로지스, 인성정보 외에 종래 NI 사업만을 해오던 쌍용정보통신, 현대정보통신, LG정보통신 등의 굵직굵직한 회사들까지 가세하기 시작했다.
시장 수요도 무궁무진하다. 4, 5년 전부터 경쟁적으로 전산망을 구축해 온 전국 300여 지방자치단체 행정관청 그리고 물론 날로 증가하는 인터넷 관련 민간 업체들의 굵직굵직한 수요도 줄줄이 대기중이다.
그러나 걸림돌이 없는 것도 아니다. 정보통신엔지니어링진흥법에 따르면 총 네트워크 시스템 구축비용의 8%로 명시되어 있는 네트워크 컨설팅 비용이 턱없이 낮아 1, 2%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제 막 시장 형성이 이뤄진 만큼 전문가들의 수요가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향후 발생 가능한 시스템 장애에 대비한다며 무턱대고 최고가·최대 용량의 장비만을 요구하거나 트래픽 용량을 고려치 않은 채 최대용량의 장비만을 요구하는 발주처의 관행도 장애로 꼽힌다.
그럼에도 올해 2조 이상으로 급격히 부상하는 이 매력적인 시장에서 급속히 부상하면서 가장 주목받는 사업 가운데 하나로 네트워크 컨설팅이 부각되고 있다.
통신서비스의 품질을 중시하는 대형통신사업자를 중심으로 급속히 형성되기 시작한 이 시장은 초기시장인 만큼 기술력을 갖춘 업체가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시장이 되고 있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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