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멀티미디어 통신시대를 맞아 유럽·일본 등 주요 국가들이 차세대 이동통신인 IMT2000 기술개발과 사업화에 나서고 있다. 핀란드는 지난해 3월 18일 비교심사제 방식으로 4개 사업자를 선정했으며 영국도 올해 1월 12일 경매신청을 마감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자를 선정에 착수했다. 일본 역시 세계 최초로 2001년중 IMT2000 서비스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으로 매우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각국 정부가 IMT2000 기술개발과 사업화에 적극 나서는 것은 IMT2000 도입에 따른 엄청난 파장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 역시 6월중 사업자 선정방식을 결정하고 12월 사업자를 선정하는 등 올해 안에 IMT2000 서비스에 따른 모든 정책결정을 마칠 계획이다. IMT2000은 통신사업에 대한 향배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구도마저 개편하는 태풍의 핵이다. 기존 통신시장 구도는 물론 재계 서열마저 자연스럽게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IMT2000사업을 조기 추진하는 것도 이러한 파장을 고려, 관련부문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필요에 의해서다. 그간 정보통신산업은 IMF체제 극복의 견인차를 담당했다. 우리의 이 분야 기술력은 선진국 수준에 이르고 있다. 바로 이런 정보통신부문에 대한 자신감을 토대로 IMT2000 서비스의 조기 추진이 이뤄지고 있다.
우리는 IMT2000사업자를 선정하면서 무엇보다도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지난번 이동전화사업자 선정처럼 길고 지루한 소모전이 돼서는 안되겠다는 점이다.
이동통신사업권 선정을 여러번 지켜본 필자로서는 바람직한 IMT2000사업을 준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제언한다.
첫째 어떤 기술방식을 채택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IMT2000 서비스 구현방식으로는 크게 DS+GSM, MC+ANSI-41, DS+ANSI-41 등으로 구분된다. 이 중 세계 시장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은 유럽방식인 DS+GSM이고, 국내 2세대 기반은 북미방식인 MC+ANSI-41로 되어 있다. 기존망의 활용과 세계시장 창출을 위해 최소한 두 가지 기술이 서로 다른 사업자에 채택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된다.
둘째 주파수 할당과 사업자 적정 숫자에 대한 문제다. ITU의 권고사항에 따라 IMT2000용 주파수는 총 230㎒ 중 120㎒가 사업자에게 할당돼야 한다. 또 미래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수용하기 위해서라면 최소한 사업자당 15㎒ 이상이 배정돼야 될 것이다. 이러한 방식이라면 3, 4개의 사업자 수가 적정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일부 사업자 사이에서 논의되고 있는 추가 주파수 할당 문제는 당장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이번 사업자 선정에서 배제시키고 추후에 결정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셋째 사업자 선정방식에 대한 논의다. 이미 지난해 전파법 개정안에서 경매제가 사실상 무산됐다. 이에 따라 추진일정을 고려하면 예전의 비교심사제 단점을 보완해 선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에 따라 IMT2000 성격에 맞는 심사기준 및 배점기준 적용, 심사절차의 공평성·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심의기구의 개설 등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IMT2000사업이 효율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정책결정에 앞서 정책예고제를 통해 민간의 자유로운 의지로 자동 조절될 수 있는 메커니즘과 환경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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