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경영자에 듣는다>(9)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사장

「남만큼 해서는 남보다 나을 수 없다.」 주성엔지니어링 본관 1층 입구에 들어서면 이같은 문구가 눈에 선명히 들어온다.

국내 최고의 반도체 전공정 제조 장비업체로 손꼽히는 황철주 사장(43)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최고 기업, 최고 장비」론을 펼치는 근거다. 『반도체장비업체 분야에서 2등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세계 최고, 세계 유일의 기술을 갖추지 않으면 시장장악이 힘듭니다.』

외국계 반도체회사인 ASM인터내셔널에 다니다 지난 95년에 단돈 5000만원과 기술특허를 밑천으로 세운 주성엔지니어링이 설립 5년만에 국내 최고의 반도체 전공정 제조 장비업체로 우뚝 올라선 것.

황 사장은 『이토록 성장한 데는 운이 무척 좋았기 때문』이라고 겸손해 하면서도 『새로운 300㎜ 공정이 열리면 기회가 다시 올 것』이라고 말했다. 『2000년은 제2의 출발선』이라고 다짐하며 세계 10대 반도체장비업체로 크게 비상하기 위해 요즘 분주하게 뛰고 있는 황철주 사장을 만나봤다.

-최근 일본의 심장부 도시에서 고객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해외시장 공략의지가 대단하던데.

▲장비 한대를 개발하는 데 100억원 정도의 거금과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국내시장만 보고 개발할 수 없다. 올해 주요 공략 시장은 일본·유럽이다. 지난해 말 일본의 한 반도체 소자업체에 화학증착(CVD)장치 1대를 납품해 일본시장 진출의 길목을 텄는데, 올하반기에는 일본 현지법인을 세워 기반을 굳힐 계획이다. 지난해 현지법인을 설립한 미국에서는 조만간 장비 수주가 예상되고 있다. 미국·일본시장에서는 비메모리 분야 장비에 집중하겠다.

-CVD장비를 이을 후속 신규품목 개발은 진행되고 있는가.

▲올해는 이미 개발을 끝낸 고온플라즈마 CVD, 선택적 에피(Epi) 성장장치, 탄탈룸옥사이드 공정장비를 출시할 계획이다. 일본의 물리적증착(PVD)장비업체인 「얼박(ULVAC)」과 현재 공동장비 개발을 진행중이다. 또한 바륨스트론튬티타늄(BST) 및 고밀도 플라즈마 CVD는 올해중으로 가시화할 수 있을 것이다.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용 CVD는 개발이 거의 완료됐고 에처는 6월쯤에 장비가 나올 것이다.

-300㎜ 반도체시장에 대한 준비는.

▲이미 300㎜ 웨이퍼 제조공정에 들어갈 「유레카 3000」을 개발해 놓았다. 칩 사이즈가 8인치에서 12인치로 넘어가는 단계에서 최고의 강자가 없다. 주성엔지니어링은 8인치에 경쟁력을 갖고 있어 12인치에서도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동경엘렉트론 등과 차별되지 않는다고 본다.

-인터넷·정보통신사업에 대한 투자에 나서고 있던데.

▲인터넷사업에는 진출하지 않을 것이다. 세계 최고 반도체장비업체가 되려면 역량집중이 필수적이다. 반도체와 관계된 사업에만 집중할 것이다. 우리가 가장 경쟁력을 갖고 있는 분야가 이쪽이기 때문에 우리가 가장 잘 하는 분야만 할 것이다.

-올해 매출목표는.

▲올해 반도체시장의 호경기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지난해 550억원보다 두배 이상 증가한 약 15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CVD·에처 분야만 잘 해도 반도체장비시장의 40∼50%를 차지할 수 있다. 특히 3년안에 매출을 5억달러로 키우겠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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