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에 실패하거든 내 가족을 책임져다오.』
벤처업체로는 드물게 제조업으로 올해 100억원의 수출목표를 내건 예원테크 원찬희 사장(46)이 한국과학기술원 연구원이라는 안정적인 직업을 던지고 나와 공동창업 조건으로 이건구 상무(42·전 연구단지 행정관리부장)에게 내건 약속이다.
혹시나 모를 실패를 염두해둔 원 사장 나름대로의 대비책이었다.
요즘은 벤처기업의 자금조달이 그리 어렵지 않지만 당시만 해도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아 창업이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96년 공장화재로 부도 직전까지 몰리는 등 절박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원 사장이 마음을 추스리고 재기에 전념할 수 있었던 것은 보잘 것 없는 중소업체의 기술력만을 믿고 대기업인 S전기가 도움을 주었고 가족은 이 상무가 책임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가족을 책임지겠다고 약속한 이 상무는 사업이 커지자 지난해 대덕연구단지 관리본부 행정부장직을 과감하게 던지고 합류했다.
예원테크의 주력상품은 무소음·무진동의 에어베어링 스핀들.
이들은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에어베어링 스핀들 기술을 가지고 있는 영국과 대등한 수준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에어베어링 스핀들은 압축공기가 베어링 역할을 대신해 회전 후 저항없이 분당 24번 이상의 초고속 회전과 진동없이 1미크론 단위의 초정밀작업을 가능케 하는 제품으로 주로 반도체 웨이퍼 가공이나 전자부품의 절단·절삭, PCB 홀가공, 도장, 검사장비침 치과용 드릴 등에 이용된다.
원 사장은 최근에는 이 기술을 응용해 컴퓨터 부팅속도를 현재보다 3배 이상 높일 수 있는 2만rpm 수준의 하드디스크 모터 개발을 완료, 오는 4월 시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원 사장은 『창업주가 내 것이라는 사고를 버려야 세계적인 기업으로 커나갈 수 있다』며 『매출규모가 거대해지면 전문 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기고 본사 부설 연구소나 공장장으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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