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벤처밸리>벤처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지씨텍 이정학 사장

지난 98년 2월 5명의 직원과 창업에 나서 가상현실 게임기를 만들겠다며 밤을 새워 일하고 같이 라면을 끓여먹으며 즐거워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2년이란 세월이 지나버렸다.

처음 창업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은 정말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게 살았던 시간들로 소중하게 간직되리라 생각한다. 나를 믿고 따라준 직원들에게 늘 고마울 뿐이다.

게임을 워낙 좋아했던 나는 그 당시 오락실에만 가면 시간가는 줄 몰랐다. 그렇게 좋아했던 게임을 제작하는 사람으로 변신했으니 게임이 지겨운 줄 모르는 것은 당연하다. 이를 통해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할 때는 능률도 오르고 성공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배운 셈이다.

많은 벤처인들이 창업 당시에는 안정적으로 회사의 기반을 다진다는 생각으로 연구소나 관공서의 용역 수주에 주력하는 사례가 많다. 그러다보니 꿈을 펼쳐보기도 전에 회사의 규모가 너무 커져버리고, 각종 접대와 영업에 치중하게 되다보니 자신의 본래 취지와는 다른 쪽으로 회사가 변모하기 일쑤다.

그러나 그럴수록 정신을 바짝 차리고 혼자만의 외로운 싸움으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빨리 현실화시키는 것만이 살아남는 길이다.

우리 회사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아케이드 게임기를 해외 쇼에 출품한 것이 계기가 돼 짧은 기간이지만 비교적 눈에 띄는 성장을 했다고 자부한다. 우리가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것은 회사 설립 초기부터 모방보다는 자체 아이디어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결합, 모방이 어려운 제품을 창의적으로 만들어 승부하겠다는 전략이 주효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런 의미에서 각기 자신의 전문분야에 따라 전략이 다르겠지만 확고한 계획을 정하고 그 원칙대로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지금도 나는 오락실에서 게임을 하며 노는 시간이 가장 즐겁다. 「스타 크래프트」를 직원들과 밤새도록 하면 그들과 더욱 친밀해짐을 느낀다. 하지만 오락실에 가면 단순한 게임 즐기기에 벗어나 이 게임을 만든 사람들의 의도는 무엇인지, 기계의 가격은 얼마며 어떤 연령층들이 주로 하는지, 하드웨어의 특성은 어떤지 등 시장 조사도 겸한다.

세계 최고의 기술이라 할지라도 시장에서 외면당한다면 아무 소용 없기 때문이다.

제품의 출시시기도 고려해야 한다. 시시각각 급변하는 시장상황을 면밀히 파악, 그 변화에 맞추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다.

독창적인 아이디어 개발과 끊임없는 노력, 적절한 마케팅 등이 삼위일체가 될 때 벤처기업도 세계 정상에 우뚝 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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