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우리에게 암호해독 전문가들을 잘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물론 우리는 세계적인 권위자를 알고 있었고 마침 그는 그 회사 정보시스템 부서에서 일하고 있었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는 전자우편에 대해서만 답장을 보내오곤 했다.
이러한 좌절의 원인은 몇 권의 책으로도 낼 수 있을 정도로 많다. 우리는 기본적인 문제는 역사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정보처리 부서는 후방 재무시스템 개발과정의 지원부서로서 1960년대에 등장했다. 최근 들어 일부 기업들이 회사의 기본 운영에서 정보처리 업무가 차지하는 역할을 인식해 그 부서의 지위를 격상시키는 데 상당한 진전을 거두었고 실제로 많은 기업들에서는 이제 최고 정보책임자가 경영자에게 직접 보고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도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요즈음 경영진들은 회사규율이나 예측 가능성 등을 정보시스템 분야로부터 요구받는 문화 속에서 성장했다. 정보시스템 부서가 그런 것을 제공하기에는 너무 미성숙했던 때였다. 때문에 기업의 프로젝트가 시간과 예산을 너무 초과하거나 아예 실패로 끝나는 경우도 많았다. 그 결과 정보시스템 전문가들은 기술에 따른 위험부담을 피하기 위해 이미 입증되었거나 성숙한 기술만을 가지고 작업을 수행해야 했다. (그러므로 IBM만 추천하면 아무도 해고 당하는 사람이 없다는 얘기도 있다.) 따라서 모든 사람들, 특히 정보시스템 전문가들은 위험을 싫어하게 됐다.
기술이 후방 부서의 한 구성 요소에서 시장의 파괴적인 세력으로 성장함에 따라 현재 대부분의 기업들은 경영진들로 하여금 디지털 기술을 전략적으로 다룰 수 있게 할 권한과 재원을 가진 사람들이 거의 없다는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디지털 전략으로 가는 길로 접어들기 전에 기업들은 우선 정보시스템 부서의 역할을 다시 정립해 미래지향적이고 성장전망이 있는 기술을 추진할 권한을 그 부서와 회사에 위임해야 한다. 기술과 전략을 접목시키는 일은 그리 쉽지 않다. 지금까지 언급한 기술인식의 하부구조를 구축하고 기술을 단순히 경영방침의 하나가 아닌, 맨 위에 놓는 일은 기업들이 도전해야 할 숙제가 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데 실패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 기술이 무엇을 하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데 있다. 인터넷을 이용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어떤 투자은행의 최고경영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거 뭐라더라, 우리는 인터넷 페이지인지 뭔지를 만들었고 주소라던가, 그런 것도 있고 6개월 동안 9000명에서 1만명이 방문했다는데 아직 거래를 성사시킨 것은 없습니다.』 그는 회사 사이트가 전자상거래 기능도 제공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에서 가치 있는 어떤 것을 더 이상하고 싶지 않다』며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디지털 전략을 개발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새로운 세계의 맥락에서 기술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당신이 직관적으로 킬러앱의 경쟁적 위협과 이점을 이해하는 보기 드문 기업-페덱스, 찰스스왑, 마스터카드, 휴렛패커드나 또는 시큐리티퍼스트네트워크뱅크, 파이어플라이, 아마존과 같은 벤처기업-에서 일하고 있지 않는 한 갓 부상하고 있는 디지털 기술을 현재와 미래의 비즈니스 운영에 통합시키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디지털전략을 수립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어느 시점에서 비즈니스가 멈추고 기술이 시작되는 지를 분간하기가 어려워지는 때 당신은 앞에서 열거한 회사들과 같은 대열에 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수행하는 최선의 방법과 그 변화에서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성과물은 기업에서 기술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데 획기적으로 새로운 과정을 도입하는 것이다. 경영진들은 킬러앱이 뒤통수를 치거나 현재의 자산과 채널, 고객기반 등을 깡그리 앗아갈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새로운 기술의 가능성을 일찍 깨닫고 그것에 대해 배우고 실험하고, 가능하다면 활용할 수 있는 조치를 제대로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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