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투데이>(7)-벤처투자가 아서 록의 신화

사람들이 벤처 캐피털이나 스톡옵션이라는 말조차 모를 때인 1950년대 말, 아서 록은 과감하게 아이디어에 투자를 할 줄 알았던 사람이다.

그는 1957년 자신이 몸담고 있었던 투자은행의 어느 누구도 페어차일드나 캘리포니아에 대해 믿음을 가지고 있지 않았을 때 과감히 뛰어든다. 그리고 30여기업의 문들을 두드려 페어차일드 카메라와 인스트루먼트사에 150만달러의 창업 자금을 끌어다 주었다.

당시 록은 계속되는 기업들의 투자 거부로 인해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나」하는 생각이 다 들었었다』고 경영잡지인 포브스에서 당시를 회고한 바 있다. 그러나 그의 이 같은 노력은 3년 뒤 그만한 대가를 돌려 받게 된다. 페어차일드 카메라가 투자금액 2배의 가격으로 페어차일드 반도체사를 사들였던 것이다.

페어차일드의 성공적인 합병 뒤 록은 자신의 모든 것을 정리, 서부로 옮겨간다. 그는 당시 『서부에 돈은 없다. 그러나 그 곳에 아이디어는 있다』는 유명한 말을 남긴다.

그 후 록은 페어차일드에서 독립해 나온 로버트 노이스와 골든 무어에 다시 창업 자금을 대주었고, 후일 10억달러에 인수된 사시엔티픽 데이터시스템스에 27만5000달러를 투자하는 등 대성공을 거두게 된다.

록이 가지고 있던 가장 큰 장점은 성공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고를 줄 아는 혜안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모험할 줄도 알았던 것 같다. 그는 1978년 몇 명의 어린 친구들에게 2만8000달러를 투자하는 모험을 걸기도 했다. 당시 차고에서 컴퓨터를 조립하던 이 어린 친구들은 2년 뒤 애플컴퓨터를 상장하게 되고 록에게 배정됐던 주식은 시가 1400만달러에 이르게 된다.

사실 록의 애플 투자는 꽤 많은 화제를 낳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애플의 창업자들인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의 부시시한 머리나 더러운 청바지와 티셔츠 등 단정치 못한 모양새가 전형적인 비즈니스계의 록이 지니던 깔끔한 모습과 큰 대조를 이루었던 것이다. 록은 그래도 우리는 함께 잘만 지냈다고 애플과의 관계를 설명했다.

록은 80년대 실리콘밸리의 붐을 타면서 계속적인 성장을 거듭, 이 지역 젊은 벤처 투자가들의 모델이자 하나의 신화가 됐다.

1985년 BI(Before Internet:인터넷 이전 시대)에 록은 이제 더 이상의 테크놀로지 발전은 있을 수 없다고 단언한 바 있다. 물론 이는 틀린 예언이었지만 그의 이 발언에 대한 변명에서 특유의 직선적 성격이 나타난다. 사람들이 그에게 당시의 발언에 대해 물으면 그는 간단히 대답한다. 『그때는 틀렸던 거지 뭐.』<테리리기자 terry@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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