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2000>중대형컴퓨터업계 윈도2000 전략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2000」을 전격 출시하면서 중대형 컴퓨터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인터넷 시대를 맞아 주요 플랫폼 중 하나로 떠오른 NT기종이 그간 손꼽아 기다려온 신병기인 윈도2000의 출시를 계기로 상위 기종인 유닉스를 제치고 메인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유닉스기종과 정면승부를 벌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 동안 유닉스의 그림자에 가려 제 역할을 못했던 NT기종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터넷 비즈니스 분야에 우후죽순처럼 뛰어든 중소기업과 벤처기업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데 힘입어 NT서버와 NT워크스테이션은 전년대비 각각 판매량이 배 이상 급증, 모처럼 큰 빛을 발하고 있다.

NT기종의 이 같은 판매호조는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중소기업과 벤처기업들이 주로 사용해 온 로엔드 유닉스 시장을 적극 공략한 것이 적중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에 한껏 고무된 NT진영은 최근 들어 제2의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에 만족하지 않고 데이터센터(전산실)의 메인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유닉스기종의 고유영역까지 호시탐탐 넘봐 왔지만 정작 주타킷으로 삼았던 엔터프라이즈급 유닉스 시장의 공략에 있어 당초 기대했던 수준을 훨씬 밑도는 데 그쳤다. 이는 8웨이 서버의 출현으로 성능이 크게 향상됐지만 기존의 윈도NT 4.0 서버 운용체계(OS)를 그대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고객들의 인식을 바꿔놓는 데 실패한 탓이다.

하지만 엔터프라이즈 NT서버용 OS로 불리는 윈도2000의 출시는 고객들의 인식을 바꿔놓음으로써 이르면 연내 중대형 기업의 40% 이상이 윈도2000을 탑재한 NT기종을 메인 플랫폼으로 채택할 것으로 NT진영 관계자들은 잔뜩 기대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최대 32웨이 SMP(Symmetric Multiprocessing)와 64GB 메모리까지 지원하는 윈도2000 데이터센터는 NT 플랫폼 시대의 도래를 예고할 정도로 유닉스에 버금가는 막강한 확장성·고가용성·안정성을 갖춘 OS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데이터센터 서버를 탑재한 NT기종은 가격은 물론 성능 및 기능면에서 유닉스기종에 결코 뒤지지 않는 막강 파워를 갖춤에 따라 메인 플랫폼의 주도권을 놓고 유닉스기종과 한판승부를 벌일 것으로 예상,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윈도2000이 전격 출시되면서 NT진영은 물론 반NT진영도 윈도2000이 향후 서버 및 워크스테이션 시장에 미칠 영향을 나름대로 분석하며 NT와 유닉스의 본격적인 플랫폼 경쟁체제에 대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HP(대표 최준근)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차세대 운용체계(OS)인 「윈도2000」을 사용할 고객들에게 안정적인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환경을 제공할 새로운 윈도2000 솔루션을 대거 발표했다.

NT서버 시장에서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윈도2000 개발기간 내내 MS사와 협력관계를 유지해온 결과 새 플랫폼상에서 미션크리티컬 애플리케이션을 운용할 고객들에게 완벽한 고가용성의 컴퓨팅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포괄적인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HP측은 설명했다.

HP의 윈도2000 관련 솔루션은 크게 넷서버·워크스테이션 등 중대형 기종과 오픈뷰익스프레스(OpenView Express)·톱툴스(Top Tools) 등 관리용 소프트웨어, 새로 신설된 컨설팅·고객교육·라이선스 관리 등 다양한 서비스로 구성돼 있다.

HP 넷서버는 윈도2000 탑재로 성능이 크게 향상됐는데 웹서버로서의 능력을 측정한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 윈도2000 어드밴스트 서버를 탑재한 4웨이 제품인 넷서버 LXr8000은 성능이 무려 60% 향상됐으며 8웨이 제품인 넷서버 LXr8500도 경쟁사 12웨이 유닉스기종의 98% 수준에 이르는 성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HP는 윈도2000 출시를 계기로 그간 고가용성을 유지하기 위해 유닉스기종의 관리용 솔루션으로 제공해온 오픈뷰와는 별도로 넷서버용 솔루션인 오픈뷰익스프레스와 넷서버를 쉽게 관리하고 총소유비용(TCO)을 절감할 수 있는 웹기반의 관리툴인 톱툴스를 곧 출시할 예정이다.

NT진영의 첨병 역할을 맡고 있는 컴팩코리아(대표 강성욱)도 윈도2000 출시를 계기로 마이크로소프트사와의 우호적인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인터넷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전략에 따라 컴팩코리아는 최근 윈도2000 출시를 기념해 마이크로소프트사와 공동으로 컴팩-마이크로소프트 유니버시티를 개최하고 공동 프로모션과 공동 광고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올들어 주력제품으로 급부상한 8웨이 서버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컴팩코리아는 윈도2000 탑재로 8웨이 서버의 성능이 더욱 향상되고 컴팩이 보유한 크러스터링 환경도 윈도2000을 통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컴팩코리아는 윈도2000 기반의 8웨이 서버 및 인터넷 방송국 솔루션을 앞세워 인터넷 시장 공략을 본격화, NT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굳혀나갈 계획이다.

윈도2000 출시와 함께 국내 처음으로 소개된 인터넷 방송국 솔루션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원도2000 서버 및 스트리밍 핵심기술인 윈도미디어테크놀로지(WMT)와 컴팩의 프로라이언트서버, 아이비인터넷의 인터넷 방송에 활용되는 윈도 미디어전용 소프트웨어 패키지로 구성돼 있다.

그간 인터넷 업체들은 수천만원의 비용을 들여 인터넷 방송국을 구축했지만 컴팩이 제공하는 400만원대의 이 솔루션 패키지를 사용하면 큰 부담없이 첨단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인터넷 방송비즈니스를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컴팩측은 기대하고 있다.

최근 들어 회사의 모든 역량을 NT서버에 쏟아 붓고 있는 한국유니시스(대표 김재민)도 윈도2000 출시를 계기로 고성능·고가용성을 자랑하는 e-@ction 엔터프라이즈 서버인 ES7000시리즈를 전격 발표, 업계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ES7000시리즈는 윈도 2000 최상위 버전인 데이터센터서버를 지원하는 인텔 프로세서 기반의 개방형 플랫폼이자 업계 최초의 32웨이 하이엔드 NT서버로 향후 IA-64 CPU까지 지원 가능한 차세대 데이터센터 서버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NT 메인프레임 또는 인텔 메인프레임」으로 불리는 ES7000시리즈는 유니시스가 보유한 메인프레임 선진기술을 바탕으로 설계한 독자적인 CMP아키텍처를 통해 구현했을 뿐 아니라 다른 어떤 인텔 기반 서버에서도 제공하지 않는 뛰어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추가기능을 기본 탑재하고 있다.

또한 사용자에게 최상의 가격대 성능비와 함께 메인프레임급의 탁월한 안정성·확장성·편리성·상호운영성을 제공함에 따라 대규모 트랜잭션 처리를 요구하는 인터넷 비즈니스와 미션크리티컬 애플리케이션 및 데이터베이스 구축분야에서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 중 플랫폼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한국유니시스는 ES7000시리즈 외에도 로엔드급 ES2000시리즈와 미드레인지급 ES5000시리즈에도 유닉스와 함께 윈도2000을 탑재, 고객들에게 넓은 선택의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SGI코리아(대표 김용대)도 윈도2000 출시에 발맞춰 이를 탑재한 비주얼 워크스테이션과 인터넷 서버 등 다양한 윈도2000 관련 솔루션을 앞세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특히 이 회사는 윈도2000 기반의 비주얼 워크스테이션인 「실리콘그래픽스 320/540」과 인터넷서버인 「SGI1200」을 전략 제품으로 내놓았다.

실리콘그래픽스 320/540은 SGI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비주얼 컴퓨팅 아키텍처(IVC)를 이용, 그래픽칩과 그래픽메모리, 비디오 등을 통합해 각종 그래픽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처리하기 때문에 인터넷 콘텐츠제작·인터넷게임·동영상멀티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사용될 수 있다.

SGI1200서버는 확장성 및 고가용성을 지원하는 인터넷 서버로 최대 2개의 펜티엄Ⅲ 프로세서를 탑재, 복잡한 연산문제를 처리하는 서버클러스터는 물론 인터넷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하도록 설계돼 있다.

한국후지쯔(대표 안경수)도 윈도2000 출시에 발맞춰 그랜드5000시리즈에 새 운용체계를 탑재키로 하는 등 윈도2000 지원체제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본사 차원에서 후지쯔 윈도2000 컴피턴시 센터를 개설해 윈도2000 관련 제품정보 및 판매전략을 마련해 놓고 있는 것과는 별도로 마이크로소프트의 공인 기술지원센터(MCSC) 계약을 체결, 고품질의 서비스를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 밖에도 LGIBM(대표 이덕주)이 윈도2000을 탑재한 넷피니티4000R 서버와 NT워크스테이션인 인텔리스테이션을 출시한 것을 비롯해 한국델컴퓨터·삼성전자·삼보컴퓨터 등 NT업체들도 경쟁적으로 윈도2000 지원 전략을 발표하고 관련 제품 및 솔루션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