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10대 걸림돌>3회-내부반발

최근 제조업을 비롯한 각 산업분야에서는 인터넷을 또 하나의 유통채널로 활용하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 상거래는 이미 세계적인 대세로 자리잡고 있고 디지털경제로 전환하는 가장 핵심이 전자상거래라는 데 이견을 제시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아직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장 커다란 문제로 작용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기존 유통체계 와해를 우려하는 내부조직과의 마찰이다. 영업사원의 역할이 매출에 있어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동차업계의 경우 이같은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최근 현대 및 기아자동차 판매노조가 자동차 판매 사이트의 영업행위에 대해 반기를 들고 일어난 사건이 있었다. 이는 단순히 인터넷 판매로 인해 영업사원들이 점점 자리를 잃는다는 위기의식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자동차 유통체계와 세금문제 등을 고려하지 않고 새로운 추세만을 따라간다는 데 대한 영업사원들의 항변이 작용한 것이다.

자동차업계는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상품에 대한 소개나 홍보자료는 제공하지만 본격적인 판매는 아직까지 미흡하다. 다만 제조업체와 상관없이 일부 사이트에서 네티즌을 대상으로 할인된 가격으로 자동차를 판매하고 있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인터넷 판매가 아직 시기상조라고 보는 이유는 「단일가격」에 따른 「위탁딜러제」를 근간으로 하는 현재의 유통체계 때문이다. 인터넷을 통한 차량가격 할인은 유통체계 간소화로 가격인하 요인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 아니라 사이트 운영자와 딜러가 결합해 한정된 서로의 마진을 낮춤으로써 딜러의 수익기반을 약화시켜 결국 유통체계 자체를 위협한다는 주장이다.

우리 나라의 자동차 유통체계는 단일가격제로 동일한 모델에 대한 공식적인 자동차 가격은 전국 어느 대리점 또는 직영점에서든 같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것은 딜러의 마진을 포기하고 공급하는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할인판매 사이트를 통해 저렴한 가격에 자동차를 구입했다 하더라도 차량등록과 관련된 세금과 보험료 산정은 공식가격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보험료나 세금 등에 혼선이 빚어진다는 주장이다.

때문에 국내 자동차업계 「대리점발전협의회」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 현재 성업중인 인터넷 자동차 판매 사이트들에 대해 기존 유통체계를 고려하지 않은 불공정거래라며 이를 자제해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인터넷 판매 문제가 불거져나왔던 또 하나의 사례는 세계적인 청바지업체인 리바이스트라우스(리바이스)가 의욕적으로 추진해왔던 인터넷 판매정책을 지난해 말 철수한 것이다. 리바이스는 지난해 초 백화점과 소매상들에 대한 인터넷 판매를 금지하고 자사 사이버 상점인 레비콤(Levi.com)에만 인터넷 판매독점권을 부여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인터넷 판매를 금지당한 소매상들의 반발로 결국 자체적인 온라인 판매마저도 일부 제품을 제외하고는 중단했다.

소매상들로부터 인터넷 판매권을 박탈했을 경우 소비자들이 실물 매장에서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입어본 다음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구입한다면 매출구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며 크게 반발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실패사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유명 스포츠용품업체인 나이키는 온라인 판매로 크게 성공을 거둔 케이스. 나이키는 대리점주들과의 협의를 거쳐 인터넷으로는 매장에서 구매하기 힘든 고가, 고품질 전용 상품만 판매하기로 약속했다. 또 대리점에 대한 판촉활동을 더 강화하고 지원금도 늘리는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철저히 분리, 특화상품 판매전략을 펼쳤다. 이에 따라 지난해 대비 매출량 900%라는 대기록을 올렸을 뿐만 아니라 대리점 판매도 10%가 늘어나는 대성공을 거뒀다.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판매는 이미 대세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를 기존 유통체계 와해나 기존 영업조직의 반발 없이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전용상품을 분리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배적인 생각이다.

인터넷을 통한 보험가입 허용을 앞두고 보험업계에서는 사이버 전용상품을 개발, 단계적으로 온라인 영업을 준비한다는 전략이다. 아직까지 커다란 반발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현재의 보험시장을 일궈놓은 영업조직의 반발을 그대로 감수할 수는 없다는 것이 업계의 입장이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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