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전화요금도 총선용인가

2일 정부여당이 전격 발표한 이동전화 요금인하안은 대국민 생활편의 증진, 물가안정 등 그럴듯한 명분으로 포장됐지만 절차상 결정적 하자를 안고 있어 뒷말이 무성하다.

경제활동인구 거의 전부가 사용하는 이동전화요금을 정부여당이 앞장서 인하한다는 데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히려 박수를 받을 일이다.

그러나 정작 이처럼 「훌륭한(?)」 정책을 발표한 정부여당에 총선용 선심행정의 극치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동전화요금이 원가에 비해 지나치게 비싸다면 정부여당으로선 당연히 국민경제를 위해 인하를 유도해야 한다. 이번 조정안도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원가검증 결과를 토대로 했다.

문제는 정부여당이 요금인하를 유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예 민간기업의 가장 민감한 부분인 요금정책을 결정, 공표해버린 것이다.

011의 요금은 정부 인가사항이다. 011이 먼저 자신의 요금안을 정부에 제출하면 정부여당은 이를 심사해 인가해주면 그만이다.

그러니 절차상으로는 당연히 011의 요금인하안 제출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정부여당의 발표내용 어디에도 011이 요금인하안을 신청했다는 내용은 없다.

정부여당의 발표를 액면 그대로 해석한다면 011의 요금정책은 SK텔레콤 경영진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과 정통부가 확정하는 꼴이다.

011은 정부투자기관도 아니고 공기업도 아니다. 분명한 민간기업이다. 민간기업의 가격정책을 집권여당과 정부가 좌지우지하는 것은 아무리 선의로 이해하려 해도 납득이 가질 않는다.

총선을 얼마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선심행정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매는 일은 가급적 피해야 하는 것이 정부여당의 바람직한 자세다.

국민을 위한 정책을 발표하면서도 선심행정 비난이 제기되는 이유를 정부여당은 다시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국민의 정부가 그토록 외쳐대는 규제완화는 구두선(口頭禪)인가, 아니면 총선용인가.

<정보통신부·이택기자 ety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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