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브라운관업체들이 해외에서 공조체제를 구축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삼성SDI·오리온전기 등 브라운관업체들은 과잉·중복투자를 막고 해외 현지공장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해외에 진출한 국내 가전 제조업체들과 연계, 서로 취약한 제품을 공급하기로 하는 등 협력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국내 브라운관업체들이 외국업체와 협력한 경우는 더러 있으나 국내업체간 긴밀한 협력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성공적으로 나타날 경우 협력 범위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나아가 이들 대기업의 움직임은 해외에 진출한 국내 중견·중소 전자업체의 해외 생산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LG전자는 북미지역의 컬러TV시장을 겨냥해 멕시코에 보급형 컬러TV용 브라운관(CPT) 생산라인을 신설하려 했으나 투자 효율성이 낮다고 판단, 현지 브라운관업체로부터 제품을 공급받을 방침이다. LG전자는 국내업체에 비해 수급가격이 비싼데다 대형CPT 위주로 생산라인을 재편중인 현지 진출 일본·유럽업체보다는 멕시코공장을 가동중인 오리온전기와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지역에서도 LG전자와 삼성SDI가 협력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데 LG전자는 영국 브라운관 공장에 대형CPT라인을 신설하려던 계획을 보류하는 대신 대형CPT라인을 갖춘 삼성SDI 독일공장으로부터 물량을 조달받는 방안을 협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국내 브라운관업체들은 브라질·중국·동남아 등지의 생산공장에 대한 투자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접권 공장끼리 시장정보를 공유해 물량을 조달하는 한편, 더 나아가 생산라인의 공유와 범용부품의 공동구매 등도 적극 검토중이다.
<신화수기자 hsshin @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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