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업체들, 사업 다각화 "너도나도"

 반도체 관련 장비제조업체들의 사업다각화가 어떤 결실을 맺을 것인가.

 최근 미래산업·케이씨텍·다산씨앤드아이·연우엔지니어링·디아이·주성엔지니어링 등 반도체장비 제조업체들이 앞다퉈 지분투자 및 인큐베이팅, 자회사 설립 등의 방식으로 정보통신·인터넷 사업분야로 진출하고 있는 것.

 장비업체 중 가장 먼저 인터넷사업에 뛰어든 미래산업은 지난해 인터넷 포털서비스업체인 라이코스코리아의 지분 50%를 투자한 것을 계기로 인터넷사업을 아예 21세기 전략사업으로 정하고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짧은 시간내에 인터넷사업에서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래산업은 올해 1000억원을 투입, 가칭 「미래인터넷기업백화점」을 설립할 예정이다.

 이미 투자한 나라비전·인피니티텔레콤 외에 20여개 이상의 업체에 지분인수 형식으로 참여하고 24개사의 인큐베이팅을 지원하는 한편, 서울 삼성동에 마련한 미래인터넷센터에 올해중으로 60여개사를 입주시킬 예정이다.

 케이씨텍도 지난해 12월 세트톱박스 및 무선통신용 소프트웨어 및 기기 제조업체인 디오텔을 설립하고 정보통신사업에 뛰어든 데 이어 인터넷 웹TV업체인 한국웹TV의 전환사채(10억원 규모)가 이달 27일 주식으로 전환됨에 따라 총 지분율 37%(케이씨텍 32.6%, 디오텔 4.4%)로 이 회사의 1대 주주가 될 예정이다.

 또 이 회사는 올해 30억원을 추가 투자, 2개 이상의 정보통신 관련업체를 인수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다산씨앤드아이는 이달초 바코시스템과 「자동 디지털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에 관한 특허출원기술의 소유권과 전용 실시권을 이전받는 계약을 맺고, 최근 대법원이 추진중인 폐쇄 등기부등본의 디지털 DB 전환작업을 비롯해 각 정부기관 및 학교·민간도서관의 보관문서 전환작업 수주에 나서기로 했다.

 연우엔지니어링도 현재 현대멀티캡·인성정보 등 국내업체와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벤처기업 등 총 15개 업체에 투자한 데 이어 조만간 서울 테헤란로에 벤처건물을 설립, 올 연말까지 15개 벤처기업을 입주시킬 계획이다.

 이밖에도 디아이는 지난해 10월 미국 밀리터론, LG창업투자와 공동으로 밀리터론코리아를 설립, 위성방송수신용 중계기 등 무선통신장비 사업에 뛰어들었고, 주성엔지니어링도 지난해 인터넷 포털서비스업체인 「컴퓨터와춤을」에 투자한 바 있다.

 이처럼 반도체장비 업체들이 정보통신·인터넷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반도체 경기호조에 따른 설비투자가 늘어나면서 자금력에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따라서 반도체장비 업체들은 반도체의 경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사업특성을 감안, 궂은날에 대비한다는 차원에서 향후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인터넷 및 정보통신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장비업체들의 사업다각화에도 문제가 없지 않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많다.

 우리나라가 대표적인 장비수입국으로 장비분야의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상황에서 기술력을 갖고 있지 않으면서 인터넷과 정보통신 등에 진출하는 것 자체를 긍정적으로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현재 인터넷사업에 진출한 장비업체들이 사업특성상 성공확률이 극히 낮을 수밖에 없는 벤처업체에 대한 투자에서 과연 의도만큼 결실을 맺게 될 것인지 주목된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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