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21 생체인증 암호 알고리듬, 꿈의 기술이냐 장미빛 환상이냐

 「패스21 생체인증 암호 알고리듬 기술 상용화 가능성 있나.」

 지난 21일 패스21 생체공학정보기술연구소(대표 윤태식)가 전격 공개한 유전율 분석에 의한 생체인증 암호화 패스워드 기술에 대한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본지 12월 22일자 7면 참조

 21세기 암호화 기술에 새 장을 열 「꿈의 기술」이라는 시각에서 실현 가능성이 없는 「장밋빛 환상」이라는 시각까지 전문가들조차 견해가 극단을 달리고 있다. 생체인증 암호 알고리듬은 기존의 지문인식 기술을 보완, 손가락에 있는 땀샘의 구조를 암호화해 이를 패스워드로 사용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기술이 상용화하기까지는 몇 가지 걸림돌이 있다는 게 중론이다.

 ◇경제성 문제=우선 실현 가능성이 있느냐는 여론이다. 생체인증 패스워드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금융망과 연동을 비롯해 단말기, 결제시스템 등 각종 인프라가 구축돼야 한다. 단순히 생체 패스워드를 지원하는 센서와 알고리듬 개발, 단말기 보급뿐 아니라 이를 이용할 수 있는 주변환경이 갖춰져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데 이를 어떻게 조달할 수 있느냐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이 시스템이 상용화하기까지는 단말기 100만대 보급을 기준으로 1500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심지어 당사자인 패스21측에서도 1조5000억원 정도가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하는 상황이다. 자금조달 문제는 둘째치고 과연 이같은 천문학적인 투자를 할 만큼 경제성이 있느냐는 지적이다.

 ◇반도체 센서 보급 문제=생체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반도체 센서 개발이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관련업계에서는 반도체 방식 지문인식 센서는 개발됐지만 생체를 인식하는 센서는 개발된 사례가 없다는 것이다. 기술 자체가 어려운 점도 있지만 반도체 수율, 단가문제가 걸려 있어 상용제품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설령 개발됐다고 하더라도 이를 핸드폰이나 각종 단말기에 채택하기 위해서는 완벽한 테스트 작업이 필요한데 이를 간과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오인식률도 0%라고 호언장담했지만 생체인식기술 특성상 0%라는 수치는 다소 과장됐다고 입을 모은다. 패스21측은 모든 주변여건을 갖추고 내년 7월부터 본격적인 상용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암호화와 데이터 압축 용량 문제=패스21측은 생체인증과 관련한 데이터를 256바이트로 압축 암호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알고리듬 전문가들은 지문과 관련한 데이터만을 처리하는 데도 256바이트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그 때문에 지문뿐 아니라 땀샘 융기,골, 융선 등 각종 신체 정보를 256바이트로 처리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또 생체 데이터를 암호화하고 복구화해 보안성이 뛰어나다고 이야기하지만 이는 온라인상에서 처리되는 모든 문서나 자료가 이같은 암호화 과정을 거친다는 점에 비춰볼 때 그리 특별한 기술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이밖에 삼성카드·삼성전자 등과 전략적으로 손잡았다고 발표했지만 파트너십 수준이 불명확하고 상용서비스까지 구체적인 일정이 제시되지 않은 점도 의문으로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제휴업체의 하나인 삼성카드측은 이 기술의 성공 가능성을 확신해 손잡기보다는 내재가치와 이미지 제고 측면에서 제휴했으며 공동투자 등 직접적인 자금투자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안이나 알고리듬 전문가들은 『기술적으로는 분명 혁신적인 면이 있지만 이를 실제로 현실화하기까지는 걸림돌이 적지않을 것』이라며 다소 과장된 내용이 있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패스21 윤태식 사장은 『이 기술을 개발하기까지 10년이 넘는 기간과 수십억원에 이르는 투자비가 소요됐다』며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연구소에서 이미 반도체 센서 개발을 완료하고 테스트를 마무리해 내년 7월 상용화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연 패스21의 생체 암호알고리듬 기술이 「현실」로 실현될지 아니면 말 그대로 「꿈」에 그칠지 관련업계와 전문가들은 벌써부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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