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언어문화사전 편찬 나선 국어학계 원로 서정수 박사

 『아름다운 우리글을 세계에 알리는 일인데, 어떻게 소홀히 할 수 있겠습니까.』

 서정수 박사(66)는 한글의 세계화를 위해 혼신을 다하고 있는 국어학계의 원로다. 그는 지난해 8월 한양대학교를 정년퇴임한 후 한글문화세계화운동본부를 이끌면서 언어문화사전 편찬에 매달리고 있다. 서 박사가 출판계나 문화재단의 도움 없이 사재를 털어가며 총 2000페이지의 이 방대한 사전을 펴내려는 이유는 우리의 말과 문화를 알리기 위해서다. 2000년초쯤 간행될 이 사전은 500만 한국교포뿐 아니라 세계인들에게 읽힐 수 있도록 영문판 종이책과 인터넷 콘텐츠로 만들어진다.

 한양대 명예교수 겸 사단법인 국어정보학회 명예회장인 서 박사는 정년퇴임 전보다 오히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휴일에도 거르지 않고 서울 잠실에 있는 개인 사무실에 출근해 주변에서 건강을 염려할 정도다. 그는 언어문화 사전 외에도 지난해말 출간했던 세계 속담대사전의 개정판을 서두르고 있다. 영어·일어·중국어·러시아어·불어·독일어·스페인어 등 7개국의 원문 속담을 게재하는 쉽지 않은 작업이다. 또 어린시절 친구이기도 한 삼보컴퓨터 이용태 명예회장의 평전을 준비하고 있다. 국제 한글 음성기호를 만드는 일 역시 세계화운동본부의 역점사업.

 『문자가 없거나 있더라도 컴퓨터 자판에 표기하기 어려운 나라들이 많지 않습니까. 세계 어떤 언어든 우리 한글로 적을 수 있는 음성기호를 만들어 그런 곳에 보내줄 계획입니다. 그러기 위해 한글에 없는 소리들을 보완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 작업이 한글문화를 세계에 전파하는 의미있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서 박사는 컴퓨터와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영어문화의 패권주의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21세기는 문화의 세기가 될 것이며 그 문화란 다양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장미나 모란이 자태가 빼어나다고 들국화나 진달래가 사라진다면 그 들판이 아름답겠습니까. 세계의 문화동산에 다양한 꽃을 피우고 한국문화의 향기를 전하는 일이 국어학자로서 저의 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정수 박사는 우리 젊은이들이 세계 어디를 가든 한국의 혼과 문화적 동질성을 잊지 말기를 당부한다.

이선기기자 sklee@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