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브네트웍스 레이 오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가장 위대한 프로그래머 톱5에 주저 없이 레이 오지(Ray Ozzie)의 이름을 올려놓는다. 레이 오지는 그룹웨어 로터스 노츠를 만든 프로그래머이자 그루브네트웍스의 CEO. 현존하는 최고의 컴퓨터 프로그래머이자 사업가의 한사람이다.
오지의 명성은 뭐니뭐니 해도 노츠에서 출발한다. 노츠는 컴퓨터교육연구소(CERL)가 초창기에 썼던 플라토 노츠(PLATO Notes)라는 프로그램에 뿌리를 두고 있다. 플라토 노츠란 실수로 파일을 지우지 못하도록 컴퓨터 사용자의 ID와 날짜를 표시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오지는 이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70년대 말 PC용 노츠의 기본형을 개발했고, 로터스 창업자인 미치 케이퍼가 노츠에 관심을 보이게 됐다. 로터스의 투자로 오지는 84년 7월 아이리스어소시에이츠를 설립, 노츠 개발을 마무리지을 수 있게 됐다. 그는 PC가 아닌 그룹웨어로 방향을 돌렸고, 애플의 매킨토시에서 힌트를 얻어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를 도입했다. 노츠가 완성된 것은 86년, 그 이듬해 로터스가 노츠의 저작권을 샀다. 노츠는 출시가 되기도 전에 주문이 밀려들었고, 프라이스워터하우스 같은 회사는 데모만 보고서 감명을 받아 그 자리에서 1만노드를 주문하기도 했다.
최근 오지는 그루브네트웍스라는 벤처업체를 설립, 리드믹스 소프트웨어처럼 노츠를 보완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있다. 그루브의 건물은 직원들 사이에 「신발(The Shoe)」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1899년 지어졌던 전통 있는 구두 제조회사의 건물터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루브네트웍스의 2000년도 계획에 대해 오지는 정확히 밝히기를 꺼린다. 대외적으로 사업전략을 공표하기보다 은밀하게 프로젝트를 추진해 새로운 밀레니엄에는 뭔가 노츠에 버금가는 작품을 내놓을 심산이다. 좀 더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만드는 프로그램을 준비중이라는 사실을 밝힐 뿐이다.
현재 인터넷 커뮤니케이션 방법으로는 E메일, 채팅, 인스턴트 메시징, 그리고 그룹웨어가 대표적이다. 웹을 이용한 정보검색과 전자상거래, 엔터테인먼트같은 비즈니스가 떠오르고는 있지만 사람들이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다른 네티즌들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라는 것이 오지의 믿음이다. 그래서 그는 다른 사람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흥미로운 방법으로 네트워크상에서 서로 만나 얘기를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중이다.
그는 21세기의 사무환경이 한마디로 「오피스 온 더 웹(Office on the Web)」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고객들의 요구를 정확히 수용하려면 직원들이 유연하고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하고 그 방법은 웹 라이프스타일을 구현하는 것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그는 그루브 직원들을 「푸에블로」(Pueblo)라 부른다. 푸에블로 인디언에서 따온 이 말은 공동의 문화와 가치관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변화를 수용할 줄 아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개방적인 사고의 틀, 융통성 있는 태도, 그리고 도전정신이 그루브의 모토다. 오지는 노츠처럼 사무실의 컴퓨팅 환경을 바꿔놓을 만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푸에블로들을 독려하고 있다.
이선기기자 sklee @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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