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국산영화를 세계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의 장입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전세계 어디에서나 국내 영화를 어필할 수 있기 때문이죠.』
지난 21일 자정을 기해 개봉된 인터넷영화 「예카(YECA)」의 변근해 감독. 개봉 직후의 모든 감독들이 그러하듯 그 역시 자신의 영화가 네티즌들에게 어떤 반응을 얻게 될지에 몹시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
『제작비 3억원이라는 저예산과 제작기간이 한달 정도밖에 되지 않아 작품성에 좀더 다가서지 못한 것이 아쉬운 점으로 남습니다. 완성도 면에서 절대적으로 만족하지는 않지만 인터넷영화라는 장르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해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끼고 있지요.』
변 감독이 인터넷영화를 구상하게 된 것은 지난 8월. 기획서 하나를 달랑 들고 한글과컴퓨터의 전하진 사장을 찾아가 『한번 만들어 보자』고 제의했다. 전 사장은 흔쾌히 이 제의를 받아들였고 출연자와 스태프 섭외를 거쳐 11월 16일 크랭크인했다.
예카는 해커와 컴퓨터범죄 전문수사관의 사이버 대결, 게임동호회 활동 등을 소재로 신세대의 사랑과 갈등을 그리고 있는 영화. 총 100분짜리 8부작 영화로 화·수요일마다 한편씩 한글과컴퓨터 사이트(www.haansoft.com)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드라마 「카이스트」의 탤런트 김정현·이은주씨가 주연을 맡았고 「파업전야」 「오 꿈의 나라」 등을 촬영한 오정옥씨, 「결혼이야기」 「첫사랑」 등에서 음악을 맡은 송병준씨 등이 주요 스태프. 전하진 사장도 카메오로 나온다고.
변 감독은 예카를 통해 두 가지 소득을 얻었다. 그 하나는 그를 지원했던 한글과컴퓨터가 이번 영화로 제작비의 10배에 달하는 홍보효과를 얻게 된 점. 다른 하나는 인터넷영화를 통해 세계 영화시장에서 승부를 걸어 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다.
『인터넷영화는 세계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외국에서도 인터넷영화에 대해서는 초보니까요. 같은 선상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봅니다.』
빠듯한 일정으로 한달간 까만 밤을 하얗게 새면서 5kg이나 체중이 빠졌다는 변근해 감독은 영원히 N세대로 남고 싶다면서 나이를 끝까지 밝히지 않았다.
정혁준기자 jun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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