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공정거래위원회의 통합 승인으로 NEC와 히타치의 D램사업 합작사는 내년부터 본격 출범할 수 있게 됐다. 세계 D램시장이 삼성전자, 현대전자, 마이크론, NEC-히타치 합작사 등 시장을 80% 이상 차지한 「빅 4」의 경쟁체제로 재편된 것이다.
빅 4는 저마다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내년 D램시장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되며 덩달아 빅 4의 시장 지배력도 더욱 막강해질 전망이다. 반면 빅 4에 빠진 군소업체들은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됐다.
이윤우 삼성전자 반도체총괄대표는 『앞으로도 업체간에 추가 합병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해 군소 D램업체간 또는 빅 4의 군소 D램업체 인수합병이 활발해질 것임을 내비쳤다.
◇ 4강체제의 의미 = 4강체제는 상위권업체들이 인수합병한 결과다. 미 마이크론은 지난해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의 메모리반도체 부문을 인수했으며, 현대전자는 올해 LG반도체를 통합했다. NEC-히타치 합작사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상위 10개사가 올해 7개사로 줄었다. D램업체의 감소는 D램 수급에 있어 긍정적이다. D램업체의 끊임없는 고민거리였던 과잉생산의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빅 4로서는 또 무리한 투자나 물량공세 또는 가격경쟁을 벌일 필요가 없어져 시장을 더욱 안정적으로 끌어갈 수 있게 됐다. 앞으로 세계 D램시장 경쟁은 가격경쟁보다는 기술경쟁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렇지만 빅 4에 끼지 못한 업체들은 존립여부조차 불투명해졌다. D램사업은 그 특성상 「규모의 경제」가 그대로 적용되는 사업. 빅 4에 비해 시장점유율이 절반에도 크게 못미치는 일부 일본업체와 대만업체들은 투자·원가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이며 자칫 사업을 포기해야 하는 사태에 직면할지 모른다. 특히 대만업체들은 가까스로 지진사태를 극복하자마자 4강체제라는 거대한 벽에 부닥치면서 버거운 한해를 보내게 됐다.
마이너업체 사이에 NEC-히타치 합작사와 같은 형태의 합종연횡 가능성도 점쳐지며 빅 4 가운데 세를 불리기 위해 군소업체를 인수하는 움직임도 나올 전망이다. D램업체가 더욱 감소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이미 아성을 다져놓은 빅 4에게는 긍정적인 사태다.
◇ 빅 4의 전략 =삼성전자는 빅 4체제의 구축으로 시장 안정을 기대하면서도 강력한 도전자들의 등장에 얼마동안 긴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로서는 생산능력 1위인 현대전자와 강력한 시너지효과를 기대하는 NEC-히타치 합작사, 올해 호황을 틈타 점유율을 급상승시킨 마이크론 등 어느 하나 만만히 볼 상대가 없다.
삼성전자는 빅 4체제에서도 1위를 고수하기 위한 전략으로 128M, 256M, 램버스 등 고부가가치 D램 생산에 주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최근 내년 3분기 가동을 목표로 10라인 신축에 들어갔으며 초미세공정기술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전자는 LG반도체의 통합으로 세계 최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되면서 이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전개할 방침이다. 현대전자는 생산능력을 높이기보다는 연구개발과 생산의 효율을 높여 내실을 갖추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대전자는 중복되는 프로젝트와 연구개발조직 및 인력을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차세대 공정기술 개발에 대해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NEC-히타치 합작사는 한국업체를 따라잡기 위해 64MD램보다는 차세대 제품인 256MD램에 전력투구할 것으로 보인다. 합작사는 내년 4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며 내년 초까지 인력·조직통합과 아울러 설비투자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마이크론은 지난해보다 50% 가까이 급증한 매출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전개해 일단 한국·일본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전략이다.
빅 4는 2, 3년동안 지속될 D램시장 호황기에 점유율을 한단계 끌어올려 군소업체와의 격차를 벌려놓겠다는 방침이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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