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기업의 도전

정복남 부국장 대우 국제부장 bnjung@etnews.co.kr

 「약육강식」. 이는 동물의 세계에서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기업에서도 이같은 생존원리는 그대로 적용된다.

 오늘날 기존 재래식 기업들은 인터넷기업들로부터 맹렬한 도전을 받고 있다. 새 천년을 맞아 인터넷 사용자층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인터넷 비즈니스 시장은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인터넷기업의 공세는 더욱 드세질 것이고 이는 기존 재래식 기업들의 생존을 위협할 게 분명하다. 한 마디로 인터넷기업의 등장은 기존 기업의 생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최대의 증권회사인 메릴린치가 최근 인터넷 증권업체로 변신한 찰스스왑 때문에 고전하고 있는 게 대표적인 케이스다. 찰스스왑은 거래수수료를 기존 업체들에 비해 파격적인 수준으로 책정했다. 게다가 인터넷 증권사라는 점을 충분히 이용해 거래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시장을 장악해 갔다. 크리스티와 소더비가 장악했던 경매분야에서도 인터넷업체인 e베이의 활약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인터넷은 새로운 미디어로 영향력을 계속 높이고 있다. 인터넷은 이미 세계 곳곳에서 TV와 경쟁하고 있다. 미국 경영컨설팅업체인 「쿠퍼스앤드라이브랜드」가 최근 인터넷 이용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는 더욱 충격적이다. 이 조사에서 미국 네티즌 가운데 58%가 인터넷 이용을 위해 TV시청을 줄이고 있다는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게다가 야후·아메리카온라인(AOL) 등 인터넷업체들의 움직임은 기존 미디어매체에 심각한 위협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이들 인터넷업체는 최근 들어 그 세력을 급격히 확장해 기존 TV망을 인수할 수 있는 여력까지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같이 현재도 기존 업체에 이미 심각한 위협을 주고 있는 인터넷이 새로운 밀레니엄에는 더욱 강력해진 모습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컨설팅업체인 부즈앨런앤드해밀턴과 영국의 경제분석기관인 EIU가 최근 공동으로 세계 500개 기업경영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경영진의 90% 이상이 인터넷이 2001년까지 세계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변했다고 한다.

 세계적인 분석기관들의 「인터넷파워」를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우리의 주변에 이미 인터넷의 파괴력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사이버 증권거래가 활성화되는 것을 비롯해 쇼핑·부동산·게임·여행 등 각 분야에서 인터넷 신드롬이 나타나고 있다.

 경영전략분야의 세계적인 컨설턴트인 마이클 드 카레실버는 한술 더떠 『향후 5년내 전자상거래 빅뱅이 온다. 소매고객의 15%만 인터넷으로 이동한다면 기존 재래식 매장 대부분은 이익을 낼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같은 인터넷파워는 기존 기업들에 생존전략 차원에서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기존 기업들의 인터넷사업 직접진출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이 또한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기존 사업부와의 충돌이 그것이다. 기존 기업들 대다수는 인터넷사업에 진출했을 때 신규고객보다 기존 고객을 흡수하는 경우가 많아 기존 사업부와의 경쟁에 직면하게 된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로 무장한 인터넷기업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처지에서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두개의 사업부를 하나의 조직내에 둔다는 것은 누가 봐도 효율적인 방법이 아니다.

 미국의 거대 인터넷업체들은 최근 들어 또다른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야후는 대형 유통업체인 K마트와 공동으로 온라인 매장역할을 하는 부르라이트닷컴을 설립했으며 AOL은 전자제품 소매상인 서킷시티와 협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월마트와 파트너십을 맺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는 브랜드인지도를 높여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우리의 대기업들도 대세인 인터넷 물결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인터넷사업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들은 아직 인터넷사업을 하나의 조직 내부에서 운영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우물안 개구리식의 안일한 방법으로 인터넷쇼크에 대처하는 실정이다.

 인터넷 비즈니스는 단순히 마주치는 새로운 거래수단이 아니다. 기업활동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디지털혁명이다. 인터넷으로 무장한 업체들의 발걸음은 앞으로 더 빨라질 게 분명해 인터넷 비즈니스 세계에서의 승자와 패자는 몇년내에 판가름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밀레니엄의 인터넷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최고경영진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도력이 요구되는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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