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수 호진플라텍 사장
90년대 중반 체결된 유럽연합의 조약에 의하여 2004년 1월 1일부터 납(Lead)을 함유하거나 이를 이용하여 제조된 전자부품들의 유럽연합 수출이 금지되며, 이와 유사한 움직임은 우리의 최대 수출국인 미국과 일본 등에서도 일고 있다.
이의 대책이 새 천년을 맞이하는 도금인에게 당면한 최대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무연도금의 대체방식으로는 주석-비스머스, 주석-동, 주석-은 및 순수 주석도금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지금까지 확정된 것은 없는 형편이다.
그동안 국내 도금업계는 국내 반도체산업이 단순조립 형태를 벗어나 일관 생산체제를 갖추기 시작할 무렵부터 반도체 조립공정에서 제품의 품질이나 신뢰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도금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당시만 해도 모든 도금공정이나 약품은 거의 외국의 약품공급업체들에 의해 독점된 반면 국내 도금산업이나 기술수준은 상대적으로 매우 취약했다.
90년대 중반 이후 국내 반도체 제조업이 메모리 반도체에서의 약진을 기반으로 세계 반도체시장을 선도하면서 지금까지 외국기술이나 약품에만 의존해오던 국내 도금산업계도 경쟁력 제고를 위해 도금공정이나 약품 등의 국산화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일부 국내 도금업체들은 반도체 생산공정에서 얻은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도금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축적, 국내 유수의 반도체업체들에 도금약품을 공급하고 있거나 정밀한 신뢰도 시험을 거쳐 사용승인을 받는 단계에까지 접어들고 있다.
이러한 도금기술 및 약품의 국산화는 전적으로 외국에 의존하던 도금업계가 기술 사대주의를 벗어나 메모리 반도체에 걸맞은 기술자립 단계에 진입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국내 반도체산업이 세계시장을 선도할 정도로 괄목할 만한 성장과 발전을 이루는 과정에서 국내 도금업계는 당당히 한 축을 담당해왔지만 앞으로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모든 산업분야에서와 마찬가지로 도금업계도 기존의 고정관념이나 낡은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뉴 밀레니엄 시대에 걸맞은 패러다임을 정립해야 할 시점이다.
급변하는 조립기술과 최종 수요자들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독창적인 기술개발이나 약품개발을 위해 더욱 많은 투자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무연시스템과 같은 환경친화적인 제품개발에 있어서는 다른 기술선진국들과 똑같은 출발점에 서있는 만큼, 그동안 축적된 모든 역량을 집중하여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무연도금시스템 개발에 국내 도금인 모두의 관심과 협조가 모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 도금업계가 외국의 기술 및 약품에 의한 오랜 동안의 종속화에서 탈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까운 일본·대만·중국 등의 세계시장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의 도금기술 및 약품의 경쟁력 있는 공급자로 변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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