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기업의 CEO제의는 더이상 받아들이지 않겠다.」
탠덤의 전 CEO 로엘 피퍼(Roel Pieper·43)는 앞으로 벤처캐피털리스트로 새롭게 출발할 것임을 다짐한다. 그는 투자자로 변신하기 위해 필립스전자로부터의 CEO 제안을 거절했고, 에커드 파이퍼의 계승자가 될 수도 있었을 컴팩의 유혹까지 뿌리쳤다.
뉴욕의 인사이트 캐피털 파트너스(Insight Capital Partners) 소속 벤처캐피털리스트로 자리를 옮긴 피터는 내년초 2억5000만 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최근 밝혀 눈길을 끈다. 이 돈은 전자상거래의 미개척지인 유럽에 B2B 업체를 설립하는 데 쓰여질 예정.
그는 사업가에서 투자자로 변신한 짐 박스데일이나 존 스컬리에 이어 거물급 벤처캐피털리스트의 명단에 추가될 만한 인물로 손꼽힌다. 피퍼는 하루 아침에 거부가 될 수 있다고 믿고 뉴욕, 실리콘밸리, 워싱턴에 몰려들고 있는 뜨내기 투자자들인 「카펫 배거(Carpet Bagger)」들과는 확실하게 구별된다.
그는 우선 정보기술업계에 투자할 만한 눈을 가진 인물이다. 그동안 AT&T의 유닉스시스템 연구소장, 필립스전자의 수석부사장, 탠덤컴퓨터 CEO 등을 거치면서 안목을 키워왔다. 텐덤을 컴팩에 인수시킨 것도 전적으로 그의 작품이었다. 전자프런티어재단의 이사로 인맥도 두텁다. 벤처캐피털리스트로서 최적의 조건이다.
이제 피퍼의 관심사는 오로지 신생벤처회사다. 이번에 조성할 유럽 펀드로 승부수를 던질 계획이다. 네덜란드, 프랑스, 독일의 현지사정에 모두 능통한 그에게 벤처캐피털업계가 거는 기대가 크다.
이선기기자 s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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