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이후 두 차례나 유찰되면서 진통을 겪어온 한국통신의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구축 프로젝트 주사업자로 현대전자의 장비위주로 참여한 쌍용정보통신 컨소시엄이 최종 선정됐다.
한국통신과 쌍용정보통신은 지난 4일 실시한 8만회선 규모의 「ADSL 구축 프로젝트」 구매입찰에서 쌍용정보통신 컨소시엄과 알카텔장비로 제안한 대우통신이 경합한 결과 이같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ADSL장비 입찰에서 국산 장비가 채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번 입찰결과는 총 1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내년도 국내 ADSL 시장 활성화와 함께 국내업체들이 50억달러 규모로 예상되는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데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수주내용 쌍용정보통신은 현대전자의 ADSL장비로 내년 4월말까지 전국 89개 주요 시·군 지역 312개 전화국에 시스템을 구축, 사용자의 수요적체를 해소하고 인터넷 접속 속도를 크게 높이게 된다. 쌍용측은 이번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지난 9월 ADSL장비를 개발한 현대전자와 컨소시엄을 구성, 알카텔 장비를 채택한 대우통신과 나란히 한국통신의 성능 테스트에 통과했다.
쌍용정보통신의 공급장비는 가입자 장비인 ADSL모뎀과 사업자용 장비인 DSLAM, ADSL라우터(BRAS) 등 세 부분이다. 이 가운데 ADSL모뎀과 DSLAM장비는 현대전자 제품이며 ADSL라우터는 알카텔 제품이 사용된다. 쌍용정보통신은 이번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먼저 전국 전화국 현장을 정밀하게 실사한 후 효율적인 네트워크 설계를 실시, ADSL라우터·관리시스템·ADSL장비 등 관련장비를 단계적으로 도입·구축해나갈 계획이다.
△수주의미 ADSL장비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구현하기 위한 차세대 통신기기로 급격히 시장확대 양상을 보이는 품목이다. 올해 세계 ADSL 모뎀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80% 가량 성장한 120만대로 예상되며 내년에는 500%까지 급성장해 총 60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현대전자는 자체 장비로 한국통신의 성능테스트에 통과함으로써 알카텔, 시스코, 루슨트 등 해외 유수의 통신장비업체들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특히 현대전자는 기존 CDMA단말기 중심의 통신장비는 물론 초고속 인터넷 관련 장비분야의 기술력까지 갖춘 종합통신업체라는 인식을 심게 돼 향후 전개될 외자유치나 분사 과정에서도 큰 힘을 얻을 수 있게 됐다.
이번 수주결과는 현대전자 외에 이미 ADSL장비를 개발해놓은 삼성전자는 물론 LG정보통신·성미전자·미디어링크 등 ADSL 장비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국내업체들의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한국통신의 이번 입찰과정에서 보여준 공급가격 위주의 최저가 구매방식이 국내 ADSL시장의 왜곡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이번 입찰에서 ADSL포트당 단가는 40만원대로 떨어져 현대전자나 쌍용정보통신 모두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결론적으로 향후 ADSL활성화가 이뤄지더라도 장비업계의 수익성 확보는 미지수라는 이야기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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