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헌팅(Headhuntting)」은 핵심 인재를 찾아주는 일이다. 공식 용어는 「인력탐색(Human Resources Research)」이라고 하나 보다 강렬한 의미를 갖는 헤드헌팅이라는 말이 일반화했다.
말 그대로 하면 「머리사냥」. 이 끔찍한 용어는 헤드헌팅사업 초기의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비롯됐다. 기업들은 핵심 인력을 빼내 경쟁사를 무력화시키려고 헤드헌터를 하수인으로 이용했다. 점차 직장인의 회사 선택권이 중시되고 무분별한 인력 스카우트를 자제하려는 풍토가 조성되면서 이러한 이미지는 사라졌다.
선진국에서 헤드헌팅은 스스로 못하는 고급인력 채용을 대신 해주는 전문업종으로 자리잡았다.
헤드헌터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을 받은 사람도 정보 유출에 대한 불쾌감에 앞서 자신을 알아준다고 여긴다.
「리크루팅(Recruitting)이라는 말도 있다. 적임자를 뽑아 공급한다는 점에서 헤드헌팅과 유사하나 차이점이 많다. 헤드헌팅이 이미 능력을 검증한 인력을 뽑는 것이라면 리크루팅은 잠재력만을 가진 인력을 뽑는 것이다. 리크루팅은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쓰는 말로 적합하다.
우리나라에서 헤드헌팅은 사실상 리크루팅에 가깝다. 헤드헌터에 값비싼 대가를 지불해 사람을 뽑아 놓고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직무 호환성이 없어 우수 인재를 썩히거나 재교육시키는 일도 있다. 왜 번거롭게 헤드헌터를 내세웠는지 알쏭달쏭하다.
헤드헌터를 통해 옮긴 지 몇개월도 안돼 그만두는 사람이 적잖다. 사람 자체의 문제도 있으나 정작 사람을 뽑아 놓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 기업에도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다.
일류 헤드헌터들은 헤드헌팅을 의뢰한 기업을 방문하면 열 일 젖혀놓고 기업문화나 회사분위기 등을 챙긴다. 직무 분석과 새로올 사람에 대한 분석은 두번째 일이다.
올들어 기업에서 사람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헤드헌팅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고 한다. 이 수요가 고스란히 리크루팅 수요로 바뀌는 것은 아닌지 새삼 궁금해진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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