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의 바람은 종래 일방적으로 의사 위주였던 환자의사와의 의료서비스 관계를 변화시켜 나갈 것이 분명합니다. 특히 의사는 환자에게 정보를 제공·분석해주고 환자는 이 치료 과정에 적극 협조함으로써 동반자적인 관계로 발전할 것입니다.』
정보통신부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아 한국통신 본사 직원 등을 대상으로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원격진료서비스」를 하고 있는 서울대병원 원격진료센터의 유태우 센터장(44·서울대 의대 가정의학과)은 미래의 의료서비스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유태우 센터장이 말하는 원격진료의 특징은 시공의 제약이 없고 환자가 손쉽게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는 것. 유 센터장은 이로 인해 『뉴밀레니엄 시대에서는 의료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언제 어디든지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원격진료는 의료비를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환자가 의료기관을 직접 찾지 않고도 가정·사무실 등 원격지에서 인터넷을 통해 진료 및 추적관리를 받게 된다면 교통비·시간 등 간접비용이 현저하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는 특히 『해를 거듭할수록 의료보험 진료비 지출 가운데 노령층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는 것을 봤을 때 향후 원격진료는 평균수명 연장에 따른 질병 예방을 위한 의료서비스임은 물론 의료비 지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유 센터장은 『2010년께에는 원격진료가 지금처럼 낯선 개념이 아니라 우리 실생활에 파고들어 보편화된 개념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선진국의 경우 신경정신과·피부과·방사선과 등 진료과 영역에선 원격진료가 보편화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7월말부터 시작해 현재 서울대의대 원격진료센터와 한국통신내 원격클리닉을 연결, 하루 2시간씩 700∼800명의 진료를 하고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내 원격의료서비스를 일반가정으로까지 대폭 확대할 것입니다.』
그러나 국내에서 이같은 진료 행위가 조기에 정착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유 센터장은 『의사와 일반인이 직접 대면하지 않고 사이버 공간에서 벌이는 원격진료가 아직까지는 생소하다 보니 일반인은 원격진료의 신빙성에 의문을 갖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의사들도 실제 접촉을 통해 환자를 진료하지 않다보니 오진 등 의료사고로 인한 책임소재 때문에 원격진료를 꺼리고 있다. 유 센터장은 그러나 이같은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또한 그는 『오지·섬·군대·교도소 등 분야에서 원격진료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법률적인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빼놓지 않았다. (가칭)원격진료법을 제정, 원격진료에 대한 의료보험수가를 공식적으로 인정해주고 의료사고의 책임소재를 분명하게 가릴 수 있는 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유 센터장은 『21세기에는 현재의 질병치료에 치중하는 의료서비스보다는 예방·건강증진·평생건강관리가 그 밑바탕을 이루고, 일반인들은 전문적인 의료정보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원격진료는 피할 수 없는 시대의 조류』라고 밝혔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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