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자생력배양 외면땐 몇 년내에 "급랭기" 맞는다

현재와 같은 벤처열풍이 지속된다면 몇년 후 다가올 조정기에 벤처 버블로 인한 심각한 후유증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4일 「벤처기업의 성공과 버블」이란 보고서에서 『벤처 활성화는 산업구조조정과 지식기반산업 이행을 촉진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추세지만 단기간에 붐이 조성되면서 일부 버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 여건이 나빠지면 「벤처의 급랭기」가 닥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이에 따라 아이디어만으로 코스닥시장에서 돈놀이에 치중하는 벤처기업이나 옥석을 가리는 안목을 가지지 못한 채 무분별한 투자를 일삼는 투자자들은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될 것으로 분석했다.

 11월 현재 중소기업청에 등록된 벤처기업수는 4800개로 일본(4700개), 대만(1200개), 이스라엘(1000개) 등을 이미 추월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변변한 기술없이 아이디어만 믿고 창업하거나 지분매각이나 코스닥등록으로 단기에 돈을 벌려는 한탕주의까지 등장했다는 것이 연구소의 설명이다.

 특히 올초만 해도 창업초기 벤처기업들의 주식발행가격이 1주당 1만∼2만원이었으나 최근에는 주당 3만∼5만원으로 상승했다며 코스닥시장 등록기업중 상당수가 돈놀이에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결국 경쟁이 치열해지고 기술이 없는 벤처의 한계가 드러나게 되면 상당수 기업들이 도태할 것이 확실시된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또 『현재와 같은 거품상태가 지속된다면 머지않아 벤처기업의 95%가 망할 것이다』는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 안철수 소장의 말과 미국의 벤처기업 성공률이 5%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벤처기업 버블 붕괴는 머지않아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지난 2월 이후 코스닥 주가가 상승하면서 기업부도, 저금리 등으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던 시중자금이 한꺼번에 코스닥으로 몰리면서 벤처 주가는 3배 이상 상승했으며 일부 벤처기업의 주가는 10배 이상 폭등했다. 한동안은 업종이나 실적에 관계없이 코스닥 등록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투자하는 경우가 빈번했다는 게 연구소의 분석이다.

 삼성경제연구소 김정호 수석연구원은 백종기 서울엔젤그룹 실장의 말을 인용, 『4, 5년후 벤처기업 주가가 공모가액의 4∼5배는 돼야 경제성이 있지만 현재 주식 발행가액이 너무 높아져 적정수익을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다』며 『현재의 벤처열기가 향후 수차례 조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돼 기업들은 자생력을 배양하고 투자자들은 옥석을 가리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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