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데이콤 사장추천위원회가 정규석 전무를 신임 사장으로 선임한 것은 LG의 경영권 인수 이후 급격하게 흔들리고 있는 데이콤 내부 조직을 추스르기 위한 최상의 카드를 선보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LG그룹은 데이콤 경영권을 확보한 이후에도 노조의 조직적 반발이 계속되자 매우 곤혹스런 입장에 처해 있었다. 일부에서는 기왕에 경영권을 인수한 바에야 대표이사는 물론 주요 임원진을 전원 물갈이하는 전격 접수작전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LG는 결국 「안정」을 택했다. 이는 화합과 중용을 중시하는 LG그룹의 문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신임 사장에 정규석 전무를 추천한 것도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정 신임 사장은 엔지니어 출신이며 이전까지 데이콤 종합연구소장을 맡고 있었다.
그는 카리스마보다는 화합형 인물이며 부드럽고 자상한 성격으로, 따르는 부하도 많다. 당초 데이콤 내부에서는 신임 사장을 내부 인물로 기용할 경우 조익성 전무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점쳤으나 LG는 정 전무 카드를 뽑아들었다.
우선은 그가 조직 안정화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점이 점수를 얻었고 특히 통신업계의 가장 큰 자산인 연구원이나 엔지니어들의 이탈을 억제할 수 있는 데이콤 내부의 거의 유일한 인사라는 것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그는 IMT2000 사업과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노조의 반발이 한 풀 꺾이는 효과도 기대할 만하다.
이제부터의 관심은 정규석 체제가 과연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와 후속 임원진 인사는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로 옮겨가고 있다.
정 사장은 내부 신망과 함께 권위있는 엔지니어라는 점에서 앞으로 상당기간 데이콤 경영을 책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내년 3월 정기주총을 통해 LG측 인사가 입성할 때까지 한시적 과도체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 LG그룹의 공식적 입장은 『최선의 인물을 사장으로 추천했을 뿐 그 외에는 어떤 복선도 없다』는 것이다. 신임 사장이 선임되자마자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 일으키는 것에 대한 극도의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데이콤 현 임원진에 대한 인사는 어떤 형식으로든 단행될 전망이다. 데이콤에는 정 사장보다 직급 서열이 높았던 인물들도 있다. 임원 인사는 이르면 LG그룹의 인사가 발표될 내달께, 늦어도 내년 3월 정기주총까지는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LG그룹은 정 사장을 선임하는 대신 이사회 의장은 자사 인사인 이문호 LG캐피탈 부회장으로 바꾸었다. 데이콤을 이사회 중심으로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실천에 옮긴 것으로 볼 수 있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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