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美 투자법인 "제니스"의 앞날

 최근 기업회생 계획을 승인받은 미국 제니스사의 앞날은 어떻게 되는가.

 LG전자(대표 구자홍)는 제니스사를 마케팅 전문회사로 키워나간다는 방침아래 제니스의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자홍 부회장은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제니스의 브랜드가치를 실제보다 높게 평가한 점과 기존 제니스의 경영능력과 조직이 취약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낙관적으로 본 것은 판단 착오였다』면서 『앞으로 제니스 브랜드를 최대한 살려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LG전자는 지난 18일 퇴임한 제니스의 개넌 사장 후임에 이언 우즈 상무(42)를 선임했다. 호주출신으로 매킨지에서 LG의 컨설팅업무를 해주다가 지난 97년 LG그룹으로 스카우트된 우즈 사장은 지난해부터 제니스 기업회생계획 프로젝트를 이끌어온 인물. LG전자는 제니스를 마케팅전문회사로 이끌어가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또 제니스의 멕시코 레이노사 TV공장을 인수해 미주시장의 디지털TV 공급기지로 활용할 계획인데 이를 내년 1월까지 마무리지을 방침이다.

 그러나 제니스사의 앞날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우선 LG전자가 수출시장의 30∼35%를 차지하는 북미시장을 공략하는 데 있어 브랜드전략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는 점. 「경제성을 고려해 제니스 상표를 그대로 이용하자」는 측과 「제니스 상표가 너무 오래되어 참신성이 없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LG브랜드로 교체하자」는 측이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 부회장도 내부 의견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최종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 제니스의 브랜드를 계속해서 유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LG전자는 우남규 전무가 이끌고 있는 미국현지법인 LGEAI를 통해 전문 컨설턴트를 선정, 북미시장 공략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따라서 이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북미시장 공략 방안이 최종 결정될 때까지 제니스 브랜드의 미래는 여전히 유보 상태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

 또 하나는 미국 현지법인인 LGEAI와 제니스의 관계가 확정되지 못한 점. LG전자는 LGEAI와 수평적인 관계로 제니스를 유지해야 할지 아니면 LGEAI 밑으로 제니스를 편입시켜 미국현지의 마케팅전략을 통합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할지를 아직 결정짓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LG전자가 제니스 브랜드로 미국 TV시장을 공략하면서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한 것도 이같은 이원화에 따른 조직문제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에 있을 임원인사에 따라 제니스와 미국 LGEAI간의 관계도 조정될 것으로 보여 그 이후에나 제니스의 미래가 투명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원철린기자 cr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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