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영화 흥행대작이 온다

 이번 주말 화제의 일본영화 한편이 개봉된다.

 그동안 국내 개봉일정이 미뤄져 왔던 이와이 슈운지 감독의 「러브레터」가 비로소 20 국내 팬들에게 선보이는 것.

 「러브레터」는 죽은 연인에 대한 가슴절절한 사랑의 추억을 감각적 영상과 함께 마치 애절한 순정만화처럼 엮어내면서 일본 아카데미상을 비롯, 토론토 국제영화제 수상 등으로 이미 영화마니아들에게는 잘 알려진 작품. 국내에서도 불법비디오를 통해 이를 본 관객만도 1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등 「러브레터」는 극장가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러브레터」가 국내에 선보일 수 있게 된 것은 지난 9월 정부의 2차 일본문화 개방조치로 일본영화 수입범위가 크게 확대됐기 때문. 칸·베를린·베니스·아카데미 등 4대 국제영화제 입상작뿐 아니라 국제영화제작자연맹(FIAPE)이 인정하는 국제영화제 수상작도 국내 개봉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1차 일본대중문화개방으로 선보인 「카게무샤」 「하나비」 「우나기」 등과는 전혀 다른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러브레터」의 경우 적어도 50만, 많게는 100만 관객동원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영화홍보 차원에서 인터넷 음악사이트 「튜브뮤직」(www.tubemusic.com)을 통해 사전 판매에 나선 「러브레터 OST」(대영AV) 앨범이 이미 500장을 넘어선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러브레터」 이후 개봉을 준비중인 일본영화는 「4월의 이야기」와 「언두」 「피크닉」 「스왈로우 테일」 「쌍생아」 등 무려 10여편.

 이 가운데 큰 호평을 받았던 이와이 ㅅ지 감독의 「4월의 이야기」는 내년초 개봉을 목표로 준비중이며 「언두」 「피크닉」 「스왈로우 테일」 「쌍생아」 등도 곧 개봉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후」 「자살관광버스」 「사무라이 픽션」 「라디오의 시간」 「동경의 주먹」 「철도원」 등이 속속 「대한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이에 따라 영화계는 이들 작품이 작품성과 흥행성을 고루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러브레터」가 대박을 칠 경우 일본영화의 러시는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이 영화계의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너무 성급하게 일본영화의 개방 줄기를 터주지 않았느냐는 지적도 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음성적으로 움직여왔던 일본영화 관객들을 수면위로 끌어올리고 이를 계기로 영화산업이 질적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치를 표명하는 이도 없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영화계 관계자들은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러브레터」가 일본영화 흥행의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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