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COMDEX Fall 99> 새 천년 컴퓨터환경 (3)

 올해 추계컴덱스에서 나타난 또 다른 특징은 PC의 영역이 새로운 기기에 의해 크게 잠식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른바 「포스트PC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추세는 인터넷의 대중화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전시회 기간에 열린 「PC 영역을 넘어서(Beyond The PC)」라는 주제의 기술 콘퍼런스에서는 많은 업계 전문가들이 다양한 종류의 디지털 정보단말기가 PC 영역을 빠르게 대체해 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관람객들도 일반PC보다는 핸드헬드PC(HPC)나 개인정보단말기(PDA)에 더 많은 관심을 보여 앞으로 이 분야가 급성장할 것임을 실감케 했다.

 이런 추세가 곧 기존 PC의 사양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인터넷 접속수단으로서 독보적인 지위에 있던 PC의 영향력이 앞으로 크게 감소할 것임은 예상할 수 있다.

 이에 따라 PC가 아니면서도 인터넷 접속과 검색이 가능한 새로운 디지털 단말기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이들을 통칭해 포스트PC라고 부르고 있다.

 포스트PC 시대의 도래는 우리의 생활환경을 디지털화할 것이다.

 예를 들면 기존 PC를 사용하지 않고도 거실에 있는 새로운 정보가전형 포스트PC를 사용해 편안한 자세로 게임을 즐기면서 인터넷에 접속,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포스트PC 시대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번 전시회에 「PC를 넘어서」라는 주제의 전시관을 마련한 미국 내셔널세미컨덕터(NS)의 게리 B 사운더스(Gary B Saunders) 경영개발 담당 부사장은 포스트PC 시대의 대표주자로 인터넷 세트톱박스와 웹 패드(Web Pad) 그리고 PDA를 지목했다.

 그는 이와 관련, 『포스트PC는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기기』라며 『이 시장이 성장하려면 무엇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솔루션의 제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NS는 이를 위해 PC 온어칩과 아날로그, 홈네트워킹 및 무선기술 등을 통해 소비자와 포스트PC 개발업체간에 교량역할을 할 계획이다.

 이처럼 세계 주요업체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포스트PC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의 시장조사회사인 IDC는 오는 2001년까지 홈PC 수요는 1570만대 정도인 반면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포스트PC 기기의 수요는 1850만대로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해 관심을 끌고 있다. 2002년의 포스트PC 시장 규모는 15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노벨이 이번 컴덱스기간에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는 이같은 추정이 설득력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PC가 다른 장치로 대체되는 데 얼마나 걸릴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844명의 응답자 가운데 36%가 2년에서 5년 사이가 될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22%는 1∼2년, 14%는 1년 이내라고 응답해 전체 응답자 가운데 72%가 5년 이내에 PC시장이 다른 기기로 대체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

 PC를 대체할 기기로는 완전히 새로운 제품(32%)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팜이나 윈도CE 기반 제품(26%), 웹 TV(19%), 웹 기반 이동전화(15%), 웹 기반 일반전화(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포스트PC와 관련해 한가지 주목할 만한 사실은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가 시장 성패여부를 쥐고 있다는 점이다.

 아직까지는 윈도CE가 이 시장의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지만 NS가 채택하고 있는 QNX를 비롯해 8달러대의 저가형 소프트웨어인 리눅스 그리고 VxWorks 등의 등장으로 이 분야의 치열한 시장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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