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사의 형태와 구조는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다. 나라마다 채택하는 회계기준이나 법규정에 차이가 있으며 문화적 측면을 볼 때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에서는 사업부문을 분리, 독립시켜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의 분사가 드물다. 연결결산제도가 일찍부터 보급됐고 유연한 노동시장과 잘 갖춰진 사회보장제도 등의 이유로 고용문제보다는 투자효율을 중시하는 기업문화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미국에서는 특정사업을 분사하는 경우보다 필요없을 경우 매각하거나 기업분할(Spin off)의 형태를 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사내 벤처제도가 활성화되어 있다는 것도 한 특징이다.
일본의 경우는 모회사가 50∼100%의 지분을 갖는 자회사 형태가 주류를 이룬다. 따라서 경영권 행사를 할 수 없는 지분 50% 미만의 투자회사는 자회사 범위에서 제외시킨다.
또 모회사가 100% 투자한 자회사는 또 다시 자회사(모회사의 손자회사)를 설립해 분사하는 방식의 수직통합형을 선호한다. 대표적으로 소니·NEC 등은 생산공장을 전부 자회사 형태로 분사화해 운영하며 이들 생산공장도 공정의 일부를 또 다시 손자회사를 두고 하청을 맡기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모회사는 자회사에 대한 지분투자뿐만 아니라 임원파견이나 거래관계 등을 통해 자회사를 완전히 지배한다. 대표이사 사장 임명은 물론 임원이나 간부사원까지 자회사에 파견하는 것이 경영관행으로 정착돼 있다.
우리나라는 일본과 비슷한 기업문화를 갖고 있지만 분사 형태에서는 조금 다르다. 일본기업처럼 모기업 지분이 50% 이상인 분사기업이 국내에서는 드물다. 그 대신 국내 분사기업은 모기업에 거래의 50% 이상을 의존하는 형태가 많다.
우리 분사기업의 형태가 거래의존형에 집중되는 것은 공정거래법이나 기업회계 기준상의 제약 때문이다. 공정거래법은 모회사의 지분이 30% 이상 되거나 최다 출자자의 자금융자나 채무보증이 규정된 범위를 넘을 때 계열사로 편입해 여신규제 등 30대그룹에 준하는 각종 제약을 적용한다.
또 모기업이 자본금 총액의 20% 이상을 출자하면 계열회사로 간주해 연결결산의 대상이 된다. 이 때문에 사업특성이나 자산규모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모회사의 출자비율을 20% 미만으로 하는 임직원에 의한 분사형태를 취하는 게 국내에서는 일반적이다.
김상범기자 s b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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