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빌드업기판 시장을 잡아라 (2)

PCB업계 주도권 경쟁

 국내 빌드업기판시장을 형성한 일등공신은 이동전화기다.

 지난 97년 말부터 본격 보급되기 시작한 이동전화 가입자 수는 현재 2200만명을 넘어서고 있으며 수출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매월 100만대 정도씩 해외로 팔려나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국내 이동전화기업체가 생산하는 단말기는 한달에 150만∼170만대 정도에 달하는 셈이다. 이중 80% 정도가 빌드업기판을 탑재하고 있다는 것이 인쇄회로기판(PCB)업체들의 분석이다.

 이처럼 이동전화기시장이 활성화됨에 따라 국내 빌드업기판시장 규모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다. 올해 국내 전체 PCB 생산규모가 약 1조8000억원선에 달한다고 보면 빌드업기판 생산규모는 전체의 11%인 2000억원 정도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신공법을 적용한 PCB가 생산된 지 2년만에 시장 점유율 10%를 넘어선 것은 국내 40년 PCB산업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빌드업기판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고 볼 수 있다.

 『현재는 빌드업기판을 이동전화기에 주로 탑재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TFT LCD, 개인휴대단말기(PDA), 컴퓨터, 네트워크시스템 및 반도체 패키지기판 등으로 적용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보여 2003년쯤에는 국내에서 생산하는 다층인쇄회로기판(MLB)의 약 50% 정도가 빌드업기판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한 PCB업체 관계자는 전망하고 『빌드업기판을 생산하지 못하면 세계는 물론 국내 PCB시장에서도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빌드업기판이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를 이끌 주력 MLB로 대두되자 삼성전기·대덕전자·LG전자 등 주요 PCB업체를 비롯해 약 10여개 PCB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이 분야에 참여하고 있다.

 국내 PCB업체로는 처음으로 빌드업기판사업에 참여한 삼성전기는 현재 월 2만㎡ 정도의 생산능력을 갖춰 선발업체로서의 자리를 굳히는 가운데 대덕전자는 월 7000∼1만㎡ 정도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빌드업기판을 핵심품목으로 육성한다는 전략 아래 공법 개발에 전력을 기울여온 LG전자는 지금까지의 샘플 생산에서 벗어나 다음달부터 이동전화기용 빌드업기판을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LG전자는 특히 청주에 월 4만㎡ 정도의 국내 최대 규모의 빌드업 전용 공장을 건설, 내년부터 본격 양산에 나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빌드업 분야에서는 후발주자인 LG전자가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이 시장을 넘보려 하자 삼성전기도 최근 부산 제2 PCB 공장을 빌드업 전용 공장으로 키운다는 전략 아래 대대적인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2005년까지 월 5만㎡ 정도의 빌드업기판 생산능력을 구축, 빌드업기판으로만 총 50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세계 최대 빌드업기판업체로 성장한다는 마스터플랜을 확정했다.

 대규모 PCB업체들이 빌드업기판사업을 강화하자 위기의식을 느낀 중견 PCB업체들도 최근들어 사운을 걸고 이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코리아써키트는 이미 경기 안산에 빌드업기판을 생산할 수 있는 신 공장을 마련하고 고객 확보에 나섰으며 이수전자도 빌드업기판 핵심 생산장비인 레이저드릴을 구입, 샘플 생산을 준비중이다.

 이밖에 심텍·서광전자·대방·우진전자·청주전자·동아정밀 등 중견 PCB업체들도 빌드업기판사업에 참여하거나 참여할 채비를 갖추고 있어 내년에는 빌드업기판을 생산하는 업체가 우후죽순처럼 늘어날 전망이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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