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와도 음성은 물론 동영상 데
이터까지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꿈의 이동전화시대가 2002년 월드컵 개막과 때맞춰 서비스된다. 인류가 IMT2000을 통해 역사 이래 처음으로 「우주」를 호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전자신문은 내년말 IMT2000 사업자 선정은 물론 그 서비스가 잘 이루어 질 수 있도록 2001년 초까지 IMT2000의 모든 것을 심층 탐사하는 기획 시리즈를 매주 한차례씩 싣는다. 편집자
스무고개 하나. 삼성, 현대, LG의 공통점은? 「재벌」이라고 답했다면 70점이다. 「국내 10대 재벌 가운데 랭킹 1, 2, 3위 그룹사」라는 응답은 90점쯤 된다. 100점짜리 정답은 「60년대에도 30대 재벌에 랭크됐고 90년대에도 역시 30대 재벌에 올라있는 3개뿐인 그룹사」이다.
지난 시절 한국 재벌의 명운을 가른 것은 정치권력이었다. 정치 권력의 풍향에 따라 재벌이 탄생하기도 하고 한순간에 쓰러지기도 했다. 60년대 30대 재벌 가운데 90년대까지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단 3개뿐이라는 점은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21세기 한국 재계지도를 다시 그릴 키워드는 차세대이동통신(IMT2000)이다. 이 사업에 뛰어드는 재벌은 여전히 「재벌」로 남게 된다는 「보증서」를 손에 쥐게 된다. 사업권을 따내지 못하고서도 21세기 한국 경제를 주무를 수 있다면 환상이다.
재벌은 알고 있다. 재벌뿐인가. 한국의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은 모두 알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뛴다. 이미 통신서비스사업에 발을 들여 놓은 기업은 절체절명의 과제다. 지금은 거인이라도 IMT2000에서 배제되면 곧바로 퇴출이다. 현재의 가입자 수, 지명도, 매출액은 모두 허사가 된다. 장비업계는 물론 심지어 정보통신에 문외한인 회사들도 목숨을 걸고 있다. 「젖과 꿀이 흐르는」 21세기행 티켓을 쥐겠다는 똑같은 꿈을 갖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IMT2000이 무엇인데 이토록 법석인가. 왜 재벌과 대기업들이 건곤일척의 진검승부를 벌이겠다고 벼르고 있는가. IMT2000은 이동전화서비스이지만 사실은 21세기 지식정보사회를 구성하는 네트워크 인프라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가치가 네트워크를 통해 창출되는 사회에서 이를 확보, 운용하는 것은 「작은 국가」 「작은 세계」를 갖게 되는 것이다.
전자제품의 보편성을 따질 때 학자들은 사용인구 5000만명을 기준으로 한다. 라디오가 5000만명에 보급되기까지는 34년이 걸렸고 TV는 17년, PC는 10년 남짓이 소요됐다고 한다. 인터넷은 불과 4년여만에 이를 돌파했다. 그래서 인터넷은 21세기 인류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을 밀레니엄 패러다임으로 불린다.
IMT2000은 이동전화단말기로 인터넷을 마음껏 사용한다. 우리나라의 인터넷 사용자는 400만명이지만 이동전화 가입자는 2000만명이 훨씬 넘는다. IMT2000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이동전화와 인터넷이 만나면 인터넷 사용자는 한순간에 2400만명이 된다. 네트워크를 장악하는데서 한 발 더 나아가 21세기 경제흐름을 장악하게 되는 것이다.
시장규모를 예측하기란 불가능하지만 단순히 IMT2000에 소요되는 장비와 단말기만 2005년에 605억달러라고 한다. 이때 가입자는 1억5000만명. 여기서 파생되는 부가가치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우리나라에서 지난 한 해 사이버주식거래 시장은 17조원. 올해는 이미 5월에 15조원을 넘어섰다. 물론 인터넷을 통해서다. 접근성과 사용편의성이 제한된 PC를 통한 것이 이 정도이니 이동전화단말기가 등장하면 규모는 폭발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제조업과 콘텐츠산업을 아우르는 IMT2000은 기업에게 최후의 승부처로 불린다. 재계서열이 뒤바뀌고 산업구조가 재편된다. 빌 게이츠, 제리 양과 같은 벤처 슈퍼스타들도 탄생할 것이다. 우리 삶의 양태도 새롭게 규정된다. IMT2000이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신세계를 열어 가고 있는 것이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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