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워너와 월트디즈니에 이어 세계 3위의 미디어그룹인 베텔스만그룹의 계열사로 지난해 한국에 진출한 베텔스만 서적부문(Bertelsman Book AG)이 최근 본격적인 영업에 나섬에 따라 국내 출판가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설립이후 시장조사 등 사전 정지작업을 벌여온 베텔스만코리아(대표 타힐 후세인)는 지난 10월 법인으로 설립등기를 마치고 최근 서울의 아파트 밀집지역을 대상으로 DM과 신문삽지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북클럽회원 모집에 나섰다.
베텔스만은 홍보전단을 통해 회원으로 가입할 경우 15∼30%의 가격할인폭을 적용하고 다양한 회원혜택을 주겠다며 적극적으로 회원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베텔스만이 국내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펼치자 국내 서점가 및 출판계에 비상이 걸렸다. 베텔스만의 북클럽시스템이 국내에 정착될 경우 서점판매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출판유통에 커다란 변화를 몰고 올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 출판가는 베텔스만 북클럽이 제 힘을 발휘하기 시작할 경우 도서 정가제는 쉽게 붕괴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950년 독일에서 시작된 베텔스만북클럽은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책을 추천해주고 가격을 할인해 줌으로써 현재 전세계 18개국에서 2500만명의 회원을 확보, 출판계에서 막강한 파워를 자랑하고 있다.
따라서 출판사와 서점간의 협약에 의해 한시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도서정가제는 쉽게 무너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더욱이 할인점들의 매출 증가와 인터넷서점과 베텔스만의 할인공세까지 가세할 경우 도서정가제는 사실상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재 일부 출판사들은 베텔스만 등의 할인정책에 대해 탐탁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지만 베텔스만 등이 회원들을 대거 확보, 막강한 구매력을 가질 경우 출판사들도 할인정책에 두손을 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대형서점들을 비롯한 서점가들은 나름대로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뾰족한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베텔스만북클럽에 책을 공급하는 출판사에 대해 불이익을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특히 까르푸와 E마트 등 대형 할인점과 최근 우후죽순으로 설립되고 있는 인터넷서점들이 20∼30% 이상의 가격할인율을 적용,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에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국내 서적 유통방식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되는 베텔스만 북클럽의 탄생이 도서정가제 붕괴 외에 또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에 출판계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편 독일에 본사를 둔 베텔스만그룹은 음반회사인 BMG와 출판사 랜덤하우스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미디어그룹으로, 지난 6월 국내업체인 다음커뮤니케이션에 무려 500만달러를 투자,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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