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알래스카 연어와 보르도산 고급 포도주를 페더럴 익스프레스로 배달받는다.」
불가능한 얘기도 아니다. 인터넷 경매와 MP3 다운로드상점, 장난감 가게, 온라인 약방 등에 이어 이번엔 온라인 식품점이 최고의 E비즈니스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미국의 경우 이미 온라인 식품점인 홈그로서, 웹반, 피포드, 넷그로서 등 4개 벤처업체들에 실리콘밸리의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 가운데 홈그로서는 지난 11월초 무려 1억 달러를 수혈받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회사의 투자자 명단에는 실리콘밸리의 1급 벤처캐피털인 KPCB를 비롯, 세계 최고의 인터넷책방 아마존컴, 넷스케이프 전 사장 짐 박스데일이 이끄는 박스데일그룹 등이 포함되어 있다.
홈그로서는 현재 시애틀과 오리건의 포트랜드, 캘리포니아의 오렌지카운티 등에서 식료품을 배달하고 있는데 이번 투자자금 덕분에 올해말까지 2개의 새로운 배달센터를 추가하고 내년까지 배달망을 30군데로 늘릴 수 있게 됐다.
또한 샌프란시스코 기반의 온라인 식품회사 웹반도 골드만삭스를 주관사로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야후를 발굴했던 유명 투자회사 시쿼이아 캐피털의 투자로 향후 2년 내에 배달망을 26개 도시로 확장할 예정이다. 특히 이 회사는 세계 굴지의 컨설팅업체 앤더슨 컨설팅의 CEO출신 유명인사가 경영을 맡아 눈길을 끌고 있다.
89년부터 10년간이나 앤더슨 컨설팅을 이끌던 조지 섀힌이 벤처업체인 웹반을 선택함으로써 온라인 식품점이 얼마나 매력이 있는 사업인지 입증된 셈이다. 한편 97년 가장 먼저 나스닥에 상장된 시카고의 온라인 식품점인 피포드의 최고경영자도 AT&T 수석부사장 출신이다.
리서치업체 주피터 커뮤니케이션스는 온라인 식료품 시장이 올해 3억5000만달러, 2002년까지는 35억달러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향후 중국음식, 이탈리아음식 등 차별화한 온라인식당과 고급 포도주 전문점 등으로 시장이 세분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비즈니스 전문가들은 신선한 해산물 등 운반도중 상하기 쉬운 식품들이 많기 때문에 배달 인프라를 먼저 구축하는 업체가 앞으로 형성될 거대한 시장의 주인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UPS와 페더럴 익스프레스처럼 하루 내에 배달되는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서는 엄청난 투자가 필요하다.
한편 국내에도 온라인 식품점들이 서서히 들어서고 있다. 신라명과, 크라운베이커리의 신선한 케이크를 4∼24시간 내에 배달해주는 삼성인터넷쇼핑몰인 삼성몰(www.samsungmall.co.kr), 농수산물 직거래센터인 직사포(www.jiksapo.co.kr), 슈퍼마켓을 가맹점으로 가입시켜 소비자가 주문하면 가까운 슈퍼마켓에서 물품을 집으로 배달해주는 에이스컴의 포샵(www.forshop.co.kr) 등이 대표적인 온라인 식품점들이다.
또 12월엔 제일제당이 전국 200여개 「뚜레쥬르」 체인점과 공동으로 주문 후 3시간 내에 그날 구운 빵을 배달해 주는 식품주문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과연 온라인 쇼핑몰이 성공적인 E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인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선기기자 s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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