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산업 표준화기구인 정보기술통합위원회(JTC1) 국제총회가 지난 1일부터 5일간의 일정으로 서울에서 개최됐다. 올해로 13번째인 서울 JTC1국제총회는 미국 등 18개국 60여명의 국가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멀티미디어 표준화를 주요 의제로 각국이 첨예한 표준화 논쟁을 벌였다. 21세기 정보통신산업의 미래를 조망한 이번 대회를 결산한다.
<편집자>
기술표준원(원장 주덕용) 주최로 열린 이번 서울총회는 최근 정보산업에서 핵심과제로 떠오른 컴퓨터 그래픽스와 영상 프로세스, 정보교환 매체의 디지털 데이터 상호교환, 네트워킹 부문에서 시스템간 원격통신과 정보기술기기의 상호 연결, 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 데이터 인식과 관리 및 정보기술보안 등 정보 신기술에 대해 선진국을 중심으로 표준화를 통한 기술선점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전개됐다.
서울총회에서 각국 대표들은 JTC1 표준화 활동에 대해 ISO 또는 IEC 외부의 각종 컨소시엄 및 포럼 등과의 협력관계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데 의견일치를 보았으며 Y2K 관련 용어의 국제표준인 ISO/IEC 16509를 무료화하자는 논의도 심도있게 다뤄졌다.
또 W3C(WWW 컨소시엄)와 IETF(Internet Engineering Task Force)의 협력관계에 대한 논의와 다양하게 사용되는 XML을 현재 국제표준인 SGML이 수용할 수 있다는 것에 참석자들은 대부분 동의했다.
특히 서울총회에서는 우리나라가 선도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SC29(MPEG), 사설종합통신망(SC6) 등의 표준화 방향을 우리에게 유리하게 이끌었다는 점이 가장 큰 수확으로 꼽힌다.
JTC1은 87년 창립된 이후 미국과 유럽이 주도해 총회를 개최해 왔으나 96년 기술표준원이 이 대회를 유치, 그동안 전문가 그룹과 기술표준 정책담당자 등 민·관 합동으로 총회를 준비해 왔으며 이번 서울개최는 정보산업 국제표준화기구의 정기총회를 아시아에서 일본 다음으로 개최, 향후 국제표준화 제정에 우리의 역할이 그만큼 커지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서울총회 한국위원장인 황종선 고려대 교수는 『각국마다 정보산업을 국가기간산업으로 인식, 대대적인 육성정책을 펴고, 세계시장에서 갈수록 첨예한 경쟁양상을 보이고 있는 시점에 서울에서 정보산업 표준화 국제총회를 개최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위상을 한껏 올리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JTC1은 지난 87년 전기관련분야 국제표준을 제정하는 IEC(International Electrotechnical Commission)와 전기관련분야를 제외한 모든 분야의 국제표준을 제정하는 ISO(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가 정보기술(Information Technology)분야의 국제표준화 작업을 공동으로 수행하기 위해 설립한 기술위원회다.
JTC1의 대표적인 활동영역으로는 △MPEG(디지털·고화질 TV·MP3·멀티미디어 데이터의 압축 및 복원 등에서 폭넓게 사용되는 국제표준) △JPEG(팩스 및 인터넷 등에서 사용되는 정지영상 국제표준) △IC카드(버스·지하철 카드·톨게이트 자동 징수 등에서 사용되는 국제표준) △보안알고리듬(방화벽과 기타 정보통신 분야의 정보보호를 위해 사용되는 국제표준) △문자코드(한글 코드 및 자판 배열, 로마자 표기 등에 관련된 것으로 특히 북한과의 공동화 작업이 필요한 분야) △SGML 등으로 정보기술 분야의 국제표준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JTC1은 전세계 2000여명의 전문가가 활동하고 있는 국제적인 표준화 활동 기구로 이들의 활동결과는 곧 국제표준으로 인정됨으로써 국제시장 공략 및 정보기술 선도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실제로 JTC1은 97년 112개의 정보산업 표준화제정을 비롯, 98년에는 140개 그리고 99년에는 7월까지 65개의 국제표준을 제정할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현재 선진 각국에서는 컴퓨터 및 정보통신과 같은 첨단분야에서의 표준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이는 자국의 이익이 반영된 국제표준을 제정함으로써 향후 컴퓨터 및 정보통신 분야에서 시장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기 위해서다.
국내에서는 멀티미디어 부문에서 18명 등 17개 기술분과위원회에서 210여명의 전문위원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번 서울총회는 정보산업 국제표준의 중요성을 확산시켜 21세기 디지털 경제의 기반이 되는 정보기술의 디지털 및 네트워크의 기술을 통합 발전시키고 우리기업이 정보기술표준 가운데 주도하고 있는 디지털 멀티미디어 차세대 광기록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로, 수출을 증대시키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양봉영기자 by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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