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택기자 etyt@etnews.co.kr
총칼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 이동전화 5사가 SK텔레콤과 후발주자로 갈린 채 「보조금을 줄여라」 「못 줄인다」하며 한 치 양보 없는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후발주자들은 지난 10월 단말기 보조금을 줄인 이후 신규 가입자가 거의 없고 심지어 서비스 시작 이후 처음으로 전체 가입자수가 줄어들었다고 하소연이다. 이들은 10월에도 보조금 수준을 유지한 SK텔레콤이 신규 가입자의 80% 이상을 독식, 독과점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정통부가 개입해 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
이와는 달리 SK텔레콤은 후발주자들이 여론몰이를 통해 자사의 마케팅 전략까지 바꿔놓으려 한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이들의 가입자수 감소도 지난 8, 9월 가개통 물량이 워낙 많아 이를 소진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라고 반박한다.
그러나 정작 이동전화사들의 행태를 바라보는 소비자나 정통부는 「또 보조금 타령」이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동전화사업자들에 보조금 문제는 자업자득이다. 비록 생존전략이라 하더라도 「이동전화는 공짜」라는 인식을 심어준 것이 자신들인데 이제 와서 「돈」이 떨어졌다고 보조금을 줄이면서 「시장질서를 바로잡겠다」고 「포장」하는 것에 소비자들은 동의하지 않는다. 여전히 자금력을 자랑하는 SK텔레콤에만 화살을 돌리는 것도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냐며 심드렁한 표정이다.
이동전화사업자들이 보조금에 집착하는 속내를 들여다보면 수익구조가 자리잡고 있다. 통화요금보다 기본료 수입에 치중하다 보니 무조건 가입자수를 늘려야 하고 그 열쇠인 보조금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이같은 악순환 고리에 얽매여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통화품질을 앞세우고 우량고객에 대한 적절한 마케팅 기법을 발굴, 기본료 외의 수입을 늘려 나가는 경영의 전환은 요원한 일인가.
기존 가입자를 무시하는 이같은 행태가 계속되면 이동전화사업자들은 소비자의 「반란」에 직면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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