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의 대형화 추세가 급진전 되고 있는 가운데 대형제품의 유통방식도 크게 바뀌고 있다.
그 동안 일선 대리점들이 가전제품을 판매할 때 배송은 물론 서비스까지 전담해온 체제였으나 최근 대형 가전제품 유통에 있어선 가전업체들이 배송 및 서비스를 맡고 일선 대리점들이 판매만을 전담하는 협업체제로 전환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소득 증대와 IMF이후 가전제품의 소비가 양극화하면서 600L급 이상의 대형냉장고와 50인치 이상의 프로젝션 TV 등 대형제품의 판매는 전체 가전제품 시장의 10% 내외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따라서 가전업체들이 대형제품의 판매에 마케팅을 집중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일선 대리점들은 대형제품의 판매를 꺼려 왔다. 가전제품의 대형화추세가 오히려 일선 대리점들의 수익성을 악화시켜온 주범이기 때문이다.
일선 유통업체의 한 관계자는 『600L급 이상의 대형 냉장고를 1대 판매하기 위해선 인력이 최소한 3명 이상 필요하다』면서 『IMF이후 판매가 줄어들면서 인원을 줄인 데다 판매에 따른 수익성이 10%에 불과한 현실에선 판매에 따른 물류비 및 인건비의 증가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솔직히 대형제품은 팔아도 손해다』라고 밝혔다.
최근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이 같은 대리점들의 고민을 해결하고 판매를 촉진시키기 위해 대형제품의 유통방식을 대리점과 협업체제로 변경하게 된 것.
LG전자는 대형냉장고 「디오스」에 대한 배송 및 서비스를 본사가 담당하는 대신 일선대리점들은 이 제품의 판매만을 전담하도록 했다. 삼성전자도 대리점 지원차원에서 대형냉장고 「지펠」과 프로젝션 TV 「파브」 등에 대한 배송 및 서비스를 본사에서 담당하는 대신 일선대리점은 이들 제품의 판매만을 전담토록 했다.
이 같은 조치로 가전업체들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하나 둘이 아니다. 일선 대리점들이 배송 및 설치, 서비스 등을 담당하지 않는 데 따른 수익성 제고와 함께 판매에만 신경쓰게 됨으로써 판매량을 자연스럽게 증대시킬 수 있게 됐다.
또한 일선 대리점들이 재고부담을 안게 될 필요가 없을 뿐 아니라 대형제품의 재고를 덤핑처분하지 않게 됨으로써 대형제품의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는 효과도 올릴 수 있다.
특히 본사에 배송과 서비스를 전담함으로써 운송과정의 제품불량을 줄일 수 있으며 완벽한 설치 및 사후 서비스로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한층 높일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 동안 외산업체들이 국내 대형제품 시장을 장악해왔으나 국내업체들이 제품개발력 향상과 함께 유통방식의 변경으로 외산업체와의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는 부대효과도 거두고 있다』면서 『이 같은 대형제품 유통방식의 변경을 계기로 가전제품의 유통방식은 인터넷과 디지털의 확산으로 지금과는 다른 형태로 바뀌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원철린기자 cr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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