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킬러 애플리케이션 (64);새로운 관계 구축 (11)

 전속시장의 붕괴는 고객에게 있어 전환비용이 줄어든다는 신호다. 전환비용은 열린 시장에서도 들어 본 용어일 테지만 그것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일반적으로 전환비용은 고객들을 유연하지 않은 대체물에 묶어 두는 데 덜 집착할수록 쉽게 극복할 수 있다. 질레트 면도기의 경우 면도날을 바꾸려면 면도기 자체를 바꿔야 하기 때문에 전환비용이 높다. 그러나 IBM의 SNA와 같은 소프트웨어는 대체하기 쉽다.

 개방형 표준을 기반으로 인터페이스가 구축되면 전환비용은 사용자들이 시스템에 입력하는 실제정보에 대해서만 발생한다. 예를 들어 인튜이트의 재무용 소프트웨어 사용자들이나 찰스 스왑의 e.스왑 사용자들은 이들 프로그램이 지원하는 독자적인 데이터베이스에 개인의 재무 및 투자정보를 입력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허비하는데 이러한 시간투자가 바로 잠재적인 정보의 전환비용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고객이 예컨대 마이크로소프트의 머니(Money)나 E트레이드처럼 더 마음에 드는 소프트웨어를 찾아낸다 하더라도 그것을 전환하는 데는 고객의 정보를 다시 입력해야 하는 수고는 물론 기존 시스템의 인터페이스와 새로운 시스템 인터페이스간의 차이점을 배우기 위한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와 달리 정보의 전환은 대체적으로 분열을 초래하는 정도가 덜하며 그런 경우라도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당신의 인터페이스와 경쟁업체의 인터페이스를 연결하는 것은 하드웨어차원에서는 불가능에 가깝다. 질레트 면도날에 맞는 면도기를 만드는 것은 거의 틀림없이 특허법에 위배될 것이다.(이것은 규제적인 전환비용이다) 반면 법원들은 점차 정보의 형식과 「보고 느끼는」 인터페이스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보호받지 않아도 된다는 규정을 내리고 있어 인터페이스 개발자들이 고객을 붙잡아 놓는 데 제약이 되고 있다. 오늘날 경쟁업체는 개인의 정보를 자사 포맷에 맞게 바꿔주는 변환프로그램을 쉽게 만들 수 있으며 이미 워드 프로세서나 그래픽 등 많은 일반 소프트웨어에 이러한 것이 적용되고 있다. 그리고 웹기반 인터페이스가 정보와 보고 느끼는 것의 출발점으로서 공통표준을 지원해야 한다는 압력은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여전히 고객들과 폐쇄적인 상호작용을 고집하면서 성장세에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와 표준으로 전환-현재는 고통스럽지만 궁극적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는 전환-하기보다 그것과 싸울 태세를 하고 있는 것같다. 법률정보 서비스시장의 양대 경쟁업체인 렉시스/넥시스(LEXIS/NEXIS)와 웨스트(West)는 독자적인 네트워크와 자체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고객 변호사들에게 독점적으로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 양사는 1997년 인터넷기반 접속을 시도했지만 여전히 기존의 오래된 가입방식과 폐쇄적인 인터페이스를 고집하고 있다.렉시스/넥시스와 웨스트 서비스는 아직도 대부분 문자 위주이며 전용 검색도구는 인터넷 검색엔진보다 형편없이 떨어진다. 게다가 이들 업체가 제공하는 정보는 법률 조항이나 법원 판결, 또는 정부 간행물 따위의 공개된 정보다.

 이들 업체는 지나친 가격경쟁을 피하자는 암묵적인 합의하에 성격과 기능을 서로 맞추는 데 주력한 나머지 킬러앱이 바로 자신들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폐쇄된 서비스시장은 바로 이들 거인의 눈앞에서 사라진다는 사실이 수많은 실험에서 드러났다. 코넬 대학은 간편하게 사용, 검색, 인쇄할 수 있는 미국 대법원 판결관련 데이터베이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이와 함께 정부기관들도 점점 더 많은 정보를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하원의 토머스나 특허 및 등록상표국의 데이터베이스와 검색도구, 증권거래위원회(SEC)의 EDGAR시스템 등과 같은 정보들 말이다) 따라서 머지않아 누군가 이들 초기단계의 실험들을 한 데 묶어 렉시스/넥시스와 웨스트라는 정보제국을 휩쓸어 버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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