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PC업체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 생산시설을 잇달아 중국으로 이전하고 있다. 또한 지난 달 타이완에 강력한 지진이 발생한 후, 해외의 주요 바이어들까지 PC공장을 지진이 발생하지 않는 지역으로 이전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어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타이완 최대의 PC 제조회사로, 미국 IBM에 가장 많은 PC를 공급하고 있는 에이서는 최근 3000만달러를 들여 완공한 중국 광저우 공장에서 지난달부터 PC를 시험 생산하고 있다. 또 다른 대형 PC업체인 아서스 텍 컴퓨터도 최근 2400만달러를 투자, 중국 상하이 근처에 PC 공장을 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중국에 진출한 타이완 업체들이 생산하는 제품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데스크톱 PC는 물론 주변기기와 전자부품, 노트북 컴퓨터 제조업체들도 최근 잇달아 중국에 생산기지를 건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델 컴퓨터에 전자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델타 일렉트로닉스는 지난 94년부터 중국 퉁관성에 생산공장을 운영하면서 큰 성공을 거둔 데 고무되어 올 한해 동안에만 같은 지역에 3개의 부품공장을 한꺼번에 설립했다.
또 에이서의 자회사인 에이서 페리퍼럴과, 노트북 컴퓨터 제조회사인 컴팰 일렉트로닉스도 최근 각각 상하이 근처에 공장을 짓고, 스캐너·모니터·키보드와 노트북 컴퓨터를 생산, 주로 미국 등 해외 시장으로 수출하고 있다.
특히 최근 타이완 업체들의 중국 투자열기는 다른 외국 기업들이 내수 경기가 침체에 빠진 중국투자를 외면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와 관련, 시장조사 회사인 IDC 관계자는 『수출을 주로 하는 타이완 PC업체들로서는 최근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저가 PC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최대의 숙제이기 때문에 중국 내수 시장에는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풀이하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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