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밀레니엄 CEO (6)

E뮤직 진 호프먼

 매일 수천명의 네티즌들이 99센트씩을 지불하고 인터넷에서 PC로 MP3파일을 다운로드한다. 유명 레코드사들은 달갑지 않겠지만 E뮤직의 젊은 사장 진 호프먼(23)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일이다.

 E뮤직은 MP3 다운로드 시장의 리더다. CD나우나 N2K 같은 선발업체들이 CD를 진열해놓고 파는 사이버 레코드점인 데 비해 E뮤직은 처음부터 MP3 전문점을 표방했다.

 호프먼 사장은 로버트 혼 E뮤직 회장(41)과 함께 98년 1월 굿노이즈.컴(goodnoise.com) 사이트를 열면서 네티즌들에게 「좋아하는 노래는 딱 한 곡뿐인데 왜 CD를 통째로 사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99센트만 내고 정말 원하는 곡 하나만 다운로드하라는 대안을 제시했다. MP3파일을 CD 리코더로 녹음하거나 PC를 스테레오와 연결해 음악을 감상하면 훨씬 경제적이라는 호프먼의 권유는 설득력이 있었다. 게다가 디지털 세대의 기호와도 딱 맞아떨어졌다.

 굿노이즈 전에도 MP3파일의 상업성을 탐내는 사람은 많았지만 저작권 문제를 교묘하게 피해가면서 음반사들과 계약을 하는 일이 워낙 까다로워 선뜻 나서는 업체가 없었다. 그러나 진 호프먼은 MP3 다운로드 사이트가 그러한 모험을 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굿노이즈를 설립할 당시 진 호프먼의 나이는 스물둘. 하지만 호프먼은 이미 노련한 음반전문가였다.

 그는 노스캐롤라이나의 라디오 방송국 WNOW에서 DJ로 일한 적이 있고 프리랜스 사운드 엔지니어로 지방의 심포니 오케스트라 음향을 맡는가 하면 밴드를 조직하고 리코딩 스튜디오를 운영한 경험까지 있었다.

 이러한 음악적 배경은 굿노이즈사를 설립하는 데 큰 힘이 됐다. 결정적으로 다운로드 사이트를 만들게 된 것은 로버트 혼 사장과 호흡을 맞췄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샌 머테이오에 위치한 굿 프라이버시사에서 만났다. 굿 프라이버시는 디지털 음악을 사이버 해적들로부터 보호하면서 안전하게 웹으로 전송하는 시큐리티 시스템 개발업체였다. 호프먼은 회사의 웹사이트 운영과 전자상거래를 책임지는 인터액티브 마케팅팀에서 일했고 여기서 엔터테인먼트 관련 전문 변호사 혼을 알게 됐다.

 혼은 워너 브러더스 뮤직의 라이선싱 담당 부사장을 지내다 은퇴한 아버지의 영향으로 법대를 졸업하자마자 연예인들의 변호를 시작했다. 그는 베벌리힐스의 법률회사 러빈 & 리치 소속 변호사로 라이자 미넬리, 셰어 등 워너 뮤직 스타들을 위해 일하는 한편 볼랜드 인터내셔널, 애시톤 테이트 같은 정보산업체의 법률고문도 맡았다.

 아버지와 함께 음반산업에 있어서 법률적인 이슈를 다룬 실용적인 가이드북 「Kohn On Music Licensing」을 펴내기도 했던 베테랑 변호사 혼은 굿노이즈.컴이 저작권 문제로부터 안전지대에 머무를 수 있도록 법률적 문제를 해결했다.

 음반 라이선스의 노력한 전문가와 젊고 패기 있는 오디오 엔지니어는 굿노이즈.컴을 위해 이상적인 조합이었다. 두 사람은 굿노이즈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이름을 E뮤직으로 바꿨다. 그리고 록·팝, 재즈·블루스, 월드·뉴 에이지, 일렉트로니카, 어번·힙합 등 넷세대가 좋아하는 신곡들을 한 곡당 99센트, 앨범 한 장에 8.99달러에 팔고 있다.

 E뮤직은 이제 월스트리트 분석가로부터 음반업계의 아마존이 될 가능성이 높은 신생업체로 지목되고 있다. 그리고 진 호프먼은 가장 어린 나이에 뉴 밀레니엄 리더의 선두그룹에 합류하게 됐다.

이선기기자 s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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