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국어정보처리 관련 전문가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곳은 어딜까. 마이크로소프트가 그 답이라면 의외일까.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현지 국가의 언어처리기술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그리 의외도 아닐 것이다.
그런데 외국의 대학이나 기업에서 한국어정보처리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 곳은 마이크로소프트뿐이 아니다. 미국의 카네기멜론대학·뉴멕시코대학·MIT·펜실베니아대학 등에서 한국어정보처리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일본에서도 도쿄대학·와세다대학·교토대학 등 대학과 고덴샤·히타치·후지쯔 등 기업들이 이미 일한 및 한일 번역시스템을 개발해 상품화했다. 벨기에의 자연어처리 전문업체인 L&H사, 독일의 트라도스사 등도 한국어 번역시스템을 개발중이라고 한다.
취재과정에서 만난 한 대학 교수는 『국어의 정보화 처리는 경제적 논리에 앞서 문화적·민족적 문제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나 이미 디지털 경제시대로 접어들면서 자국어의 정보화 기술 수준은 경제력, 즉 국력과 비례해 가고 있는 상황이다.
20세기에 마지막으로 맞는 한글날이 다가온다. 문맹률 제로에 가깝다는 우리의 문자생활은 한글이 있어 가능했지만 과학적 기반으로 탄생한 한글이 지식사회를 앞둔 지금, 표류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김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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