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계측기업계 "요꼬가와", 한국시장 공략 "팔 걷었다"

 미국 HP·텍트로닉스와 함께 세계 3대 계측기업체 가운데 하나인 일본 요코가와사가 최근 국내 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 화제다.

 올해 중반에 이례적으로 한국인 사장으로 사령탑을 전격 교체한 데 이어 그동안 고수해 왔던 직판영업을 대리점체제로 전환하는 등 「수성」에서 「공략」으로 사업방향을 크게 변화하고 있는 것. 특히 다국적 산전업체로는 처음으로 국내 토종업체인 ED와 전략적 제휴관계를 체결하는 등 국내 시장선점을 위한 새진영을 편성하고 HP·텍트로닉스와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전세계 25개국에 67개 현지법인과 15개의 해외 공장을 갖고 있는 매머드 산전그룹인 요코가와는 그동안 국내에서 다소 보수적인 사업방식을 고수해 왔다. 이 때문에 세계적인 지명도에 걸맞지 않게 국내에서 시장점유율은 다소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요코가와의 이같은 변화는 우선 한국인 사장을 한국법인인 고려요꼬가와측정기에 전격 기용했다는 데서 읽을 수 있다. 요코가와의 67개 현지법인 가운데 현지인을 사장으로 발탁한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20년 가까이 요코가와에 몸담았던 박상규 사장은 『물론 이같은 조치는 본사 차원에서 추진중인 철저한 현지화 전략의 일환으로 이뤄졌지만 그만큼 한국 시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앞으로 전기·전력 분야와 반도체·통신시장을 주력으로 요코가와의 새로운 이미지를 심어 나갈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또 하나의 변화는 5년 가까이 고수해 왔던 직판 대신에 대리점체제로 전국적인 네트워크 영업망을 구축한 점이다. 고려요꼬가와는 8개 대리점과 42개 특약점으로 영업망을 새로 꾸미고 본사는 주로 기존 고객관리와 기술지원 등에 주력해 대리점에 대부분의 힘을 실어 준다는 전략이다. 특히 대리점을 단순한 수익원이 아닌 동반자로 격상해 다국적 계측기업체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대리점에 원가(노마진)로 제품을 공급키로 했다. 이와 함께 기존 창원·광주를 포함해 구미·포항·울산 등 5곳에 지방영업소를 두고 본사와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다른 업체와 마찬가지로 IMF로 어려움을 겪은 고려요꼬가와는 올 한해에 국내 반도체시장 호황으로 테스트 장비 한 품목에서만 이미 150억원을 달성하는 등 빠른 매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또 후발주자로 참여한 오실로스코프시장에서도 기대 이상으로 높은 인지도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이 회사는 이같은 철저한 고객 위주의 사업전략과 기술지원, 대리점 위주의 영업망을 통해 지난해보다 200% 이상의 매출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915년에 설립한 요코가와그룹은 지난 91년 100% 전액 투자해 한국에 고려요꼬가와를 설립했으며 디지털 오실로스코프·파워미터·리코더·반도체 테스트 장비 등을 주력으로 한국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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