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신호 보조등 공급자격 "논란"

 『역삼각형이냐, 계수형이냐.』

 경찰청 교통신호 보조등 공급자격을 놓고 적지않은 잡음이 일고 있다.

 최근 경찰청이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교통신호 보조시스템 설치와 관련해 특정 업체를 감싸고 있다는 여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

 경찰청은 최근 신호등과 관련한 보행자의 안전문제가 불거지면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보조시스템을 설치키로 했다.

 교통신호등 보조시스템은 교통신호등의 불빛이 교체하는 시간을 알려주는 일종의 교통안전장치. 경찰청은 이를 위해 우선 서울시내에 몇개 지역을 선정, 보조시스템을 시범 설치하고 일반인들의 여론을 수렴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설치비용이나 효과여부가 엇비슷함에도 불구하고 특정 방식을 고집해 관련업계로부터 특정 업체를 감싸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경찰청이 고집하고 있는 방식은 이미 일본이나 미국 등에서는 효과가 불투명하다며 폐기된 상황이어서 업체들의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경찰청이 고집하고 있는 방식은 일명 역삼각형 교통보조시스템. 이는 신호등 옆에 9개의 역삼각형을 배열해 횡단보도 녹색불이 들어온 후부터 등을 하나씩 꺼가면서 남은 시간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또 다른 하나는 남은 시간을 디지털 숫자로 표시해 주는 계수형 방식이다.

 일본에서 처음 도입된 계수형 방식은 기존 신호등 교체없이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고 숫자로 남은 시간을 표기해 전문가들은 역삼각형보다 계수형이 낫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국내에서 계수형 방식은 이미 강릉시에 시범 설치해 운용되고 있다. 특히 계수형 방식은 경찰청에서 주최한 교통행정 발전과 관련한 우수 교통제도 제안의 하나로 뽑히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경찰청은 뚜렷한 이유없이 역삼각형 방식만을 시범 설치해 여론을 수렴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제로 시스템을 설치하는 것도 아니고 여론 수렴을 위해 널리 알려진 역삼각형과 계수형을 같이 시범 설치, 운용해 보자는 의견을 수차례 제기했으나 경찰청은 교통사고의 현저한 감소 효과가 없다는 자체 판단으로 시범 설치마저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교통안전에 관심이 없는 상황에서 조사한 데이터를 근거로 특정 방식만을 고집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경찰청 등에 민원을 제기해 놓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경찰청은 『계수형 보조시스템은 이미 지난 93년부터 200일간 시범 설치한 결과 특별한 효과가 없다는 결말이 나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당분간 교통신호 보조시스템 설치를 놓고 경찰청과 관련업계 사이에 불평등 시비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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