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IT> 2000년 증시 전망 특별좌담회

참석자

◇윤현덕 <사회.숭실대 중소기업 대학원장>

◇류시왕 <코스닥증권시장 전무>

◇정태욱 <현대증권 이사>

◇최광범 <한화증권 이사>

◇조봉삼 <대한투자신탁 상무.

정리=박승정기자

 전자신문사는 창간 17주년을 맞아 단행한 「증권면」 신설을 기념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멤버스클럽룸에서 「2000년 주식시장 전망-IT업종을 중심으로」라는 주제의 특별좌담회를 개최했다. 윤현덕 숭실대 중소기업대학원장(사회), 류시왕 코스닥증권시장 전무, 조봉삼 대한투자신탁 상무, 정태욱 현대증권 이사, 최광범 한화증권 이사 등 학계 및 업계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좌담회에선 반도체·LCD·인터넷·통신 등 정보기술(IT) 관련업종들이 2000년에도 올해의 성장세를 이어 주식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류를 이뤘다. 좌담회 주요 내용을 발췌, 정리한다.

<편집자>

 △윤현덕(사회·숭실대 중소기업대학원장)=연초부터 달아오르던 주식시장이 최근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코스닥 시장은 지난 7월 이후 하강세를 보이고 있어 하반기와 내년 이후의 주식시장에 대한 일반인의 궁금증이 더해가고 있습니다. 이같은 시점에서 전자신문이 「2000년 주식시장 전망-IT업종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특별 좌담회를 마련한 것은 대단히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우선 주식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에 대해서부터 얘기를 풀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정태욱(현대증권 이사)=현재 진행되고 있는 산업의 패러다임은 2000년대에 이르면 더욱 급속히 전자·정보통신, 즉 IT업종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2000년 들어서도 삼성전자·SK텔레콤·한국통신·한국전력 등 대형 전자정보통신 업종이 여전히 주식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되며, 동시에 소프트웨어 중심의 IT업종이 점차 주식시장, 특히 코스닥 시장을 견인하는 세력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산업별로는 전자상거래로 대변되는 사이버트레이딩 시장이 엄청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조봉삼(대한투자신탁 상무)=IT산업 측면에서 보면 세계 인터넷 시장은 지난 98년 45억달러 규모에서 오는 2002년에는 2938억달러 규모로 연평균 18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국내 인터넷 이용자 수도 지난해 200만명을 돌파한 것을 계기로 2000년에는 5∼6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터넷 관련기업 주가의 경우 지난 1월 4일을 100으로 놓고 보았을 때 지난 7월에는 483 수준까지 올라 500%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는 12% 성장에 그쳤습니다. 결국 인터넷 관련기업의 주가가 하강국면을 맞기는 하겠지만 여전히 코스닥 시장을 견인하는 중심주가 되리라는 예측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사회=2000년대 주식시장이 IT산업을 중심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데는 모두 이견이 없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세계시장이나 국내에서 이같은 흐름이 감지되고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국내 주식시장은 어떻게 변화할까요.

 △최광범(한화증권 이사)=내년부터는 국내 주식시장도 안정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봅니다. 물론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속적인 성장국면이 기대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우선 대우사태를 계기로 채권에 대한 일반인의 믿음이 약화되고 재테크에 대한 욕구가 강화된 것을 감안하면 주식이 곧 수익성을 의미하는 정서가 폭넓게 확대될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채권시장에 떠돌던 자금도 자연스레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고 뮤추얼펀드 역시 주식시장을 타깃으로 몰려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태욱=저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봅니다. 주식시장은 전반적으로 유동성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IT나 금리 등과 같은 변수와 크게 연관시키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외환보유고와 상관관계가 깊습니다. 외환보유고가 많을 때는 주식시장의 장세가 좋았으나 외환보유고가 고갈된 IMF체제 하에서는 바닥세를 밑돈 것이 이를 증명합니다. 역시 국내 주식시장은 유동성이 좌우하는 트레이딩 마켓이 급성장할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사회=미국의 경우 나스닥 시장이 전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러면 국내에서 코스닥 시장은 어떻게 전개될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류시왕(코스닥증권시장 전무)=코스닥 시장의 경우 코스닥지수는 현재 연초대비 123.6%, 벤처지수는 164.6% 등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이에 비해 거래소 시장은 연초 대비 53.8% 상승에 그쳤습니다. 그만큼 주식시장으로 매력이 있다는 얘깁니다. 하지만 지난 7월 지수가 고점을 이룬 이후 약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대우사태 이후 투자심리가 약화되면서 대형 우량주 중심으로 매수세가 돌아섰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근 코스닥증권시장에서 계획하고 있는 첨단 중소·벤처기업으로의 특화가 좀더 견고하게 자리매김할 2000년에는 투기가 아닌 투자시장으로서의 매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봅니다. 특히 다음커뮤니케이션·핸디소프트·로커스 등의 업체가 코스닥에 진입하는 하반기와 내년 초부터는 우량주를 중심으로 코스닥 시장이 상승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조봉삼=그러나 코스닥지수의 희망적인 기대치와는 달리 코스닥 시장의 부정적인 면도 간과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올 상반기 실적이 발표되면서 당초 기대와 달리 코스닥 시장의 주력업종으로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 인터넷 관련부문에서 아직 이렇다 할 실적이 나타나지 않았고 오히려 거품이 양산된 면도 있으니까요.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인터넷 관련기업의 주가가 그동안의 급등세에 대한 경계심리로 인해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류시왕=거품이란 측면에서는 단기간의 수익성만을 노린 「묻지마 투자」 등 부정적인 면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그러다 보니 연중 최고치 대비 20% 이상 하락한 종목이 307개에 이르고 있고 특히 하락률 상위 200개 종목은 최고치 대비 50% 이상 하락했다는 것은 바로 그같은 투기성 자금이 많이 유입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제도적인 보완점을 강구하면 IT관련 벤처기업의 특성상 오는 2000년에는 건실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봅니다.

 △사회=류 전무께서 제도적인 보완책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셨군요. 그러면 이제 주식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기관투자가 입장에서 올 하반기 및 내년에는 어떤 방향으로 투자패턴을 끌고갈 것인지에 대해 얘기해보는 것도 의미 있으리라 봅니다.

 △조봉삼=투자자 입장에서는 물론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가져가느냐가 가장 중요한 관심사일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저희 대한투자신탁에서는 삼성전자·LG정보통신·삼성전관·LG전자 등 IT관련 우량주 위주의 투자전략을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런 시각으로만 본다면 코스닥 시장에 진출한 기업은 거래소 기업에 비해 수익성과 매출 등 모든 면에서 관심권에서 뒤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결국 모든 기관투자가들은 당분간 수익성이 높은 IT관련 우량기업에 60∼70%를 투자하는 우량주 위주의 포트폴리오 전략을 구사하게 될 것으로 봅니다.

 △최광범=제가 근무하고 있는 한화증권을 예를 들어 설명하도록 하지요. 저희는 증권거래소 및 코스닥시장의 신규상장이나 등록을 위한 기업선택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지니고 있어 단기적인 영업환경 악화에도 충분히 견딜 수 있는 기업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또 업력이 5년 이상이면서도 안정적인 매출 및 수익기반을 가진 업체를 선택하려고 합니다.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거나 추상적인 매출 및 수익계획만을 갖고 있는 업체들은 가급적 배제하고 실질적인 기술 및 운영노하우를 갖고 있는 기업을 선호한다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정보통신·생명공학 등 관련기업의 상장에 주력하는 한편 보유기술의 상업화가 가능하고 수익실현이 가능한 벤처기업의 발굴에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방침입니다. 이는 물론 투자자들의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기업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정태욱=우선 분야별로 한번 보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넷접속·채팅·E메일·멀티미디어 등 온라인서비스업의 경우 현재 천리안·하이텔·유니텔 등 3개사가 75%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으며 인터넷서비스업의 경우는 한국통신·데이콤·하나로통신 등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많은 투자가들이 이들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전자상거래 시장의 경우는 삼성물산과 한솔CSN이 60%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포털서비스 및 광고부문에서는 야후코리아와 다음커뮤니케이션 등이 인터넷광고수입의 20%를 차지하고 있어 이들 기업이 관심의 대상이 될 것으로 봅니다. 특히 광고시장의 경우는 지난해 120억원에 불과하던 것이 오는 2001년에는 2200억원 규모로 급신장할 것으로 예측돼 관련기업의 급부상이 예상됩니다. 네트워크장비시장에서는 정보사회 진입을 위한 인프라스트럭처 구축과 정보통신업체의 지속적인 신규수요 창출로 시장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예측돼 LG정보통신과 한아시스템의 성장성이 급격히 부상할 것으로 봅니다. 반도체 및 LCD시장은 인터넷 보급확대와 PC수요 증가, 디지털방송의 개시에 따른 신규수요 창출로 공급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회=오랫동안 수고하셨습니다. 오늘 토론한 얘기를 종합하면 2000년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상당히 희망적인 것 같습니다. 물론 대우사태로 인한 금융불안, 미국 다우지수 하락 가능성 등 불안요인이 있기는 하지만 엔화강세, 국내 경기회복, 금리안정기조 지속, 증시대기자금 사상최고 기록, 해외자금 유입확대 등 상승요인이 있어 증시 주변여건이 상당히 우호적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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