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히타치제작소가 대만에서 마이크로프로세서(MPU) 등 고부가 반도체를 위탁생산한다.
「일본경제신문」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대만 제2위 반도체 제조업체인 UMC그룹과 트랜지스터 등 개별반도체 제조업체인 에피실 테크놀로지 등 2개사와 MPU 등 로직 제품의 장기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 하순 발생한 대지진의 여파로 대만 반도체업계는 아직 정상 가동이 어려운 실정인데, 히타치는 이들 2사와 협의해 이르면 다음달 중 본격 가동에 착수할 계획이다.
최근 들어 일본 반도체업계가 대만에 반도체 생산을 위탁하는 사례가 활발해지고 있으나, MPU 등 부가가치가 높은 로직 제품의 생산을 위탁한 것은 히타치가 처음이다.
히타치가 대만에 반도체 생산을 위탁하게 된 것은 반도체 설비투자 부담을 줄이면서 디지털가전의 성장에 편승해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기대되는 고성능 MPU 등 로직 제품의 생산을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위탁생산 제휴에 따라 히타치는 UMC를 통해 차량 및 정보기기용 16비트 MPU 「H8」과 고성능 32비트 MPU인 「SH시리즈」, 디지털가전용 주문형반도체(ASSC) 등을 생산하고, 에피실에는 주로 TV 등 가전에 대량 탑재되는 트랜지스터 등을 위탁할 예정이다.
히타치는 이들 2개사에 우선 내년에는 자사 전체 생산의 10%를 위탁하고, 중장기적으로는 20∼30%(금액으로는 1000억∼2000억엔)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히타치의 반도체 사업은 지난 96년 이후 메모리 반도체 시황 악화로 작년까지 적자를 계속해 왔으나 올해는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한편 일본 반도체업계에서는 도시바와 미쓰비시전기 등 주요 업체들이 대만 현지 업체들과 생산·기술 부문에서 제휴하고 있는데, 생산품목이 D램으로 한정돼 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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