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리앗에 대응하는 다윗의 꾀.」
이번에 설립되는 브리지 포털사이트의 성격을 일컫는 말이다.
국내 6개 유력 포털서비스 업체들이 최근 설립하기로 한 브리지 포털사이트 「모두.컴」(가칭)은 벤처기업이 대부분인 전문 포털서비스 업체들이 인터넷 시장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제휴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브리지 포털사이트는 각자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전문 포털사이트를 연동해 대표 관문을 만들고 이 사이트를 중심으로 공동 협력사업을 펼치겠다는 의도에서 만들어진 일종의 가상 종합 포털사이트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는 회원을 공유하는 것은 물론 공동마케팅, 부족한 기능 상호제공 등 대외적인 활동에서는 거의 한 회사처럼 움직인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이들 6개사가 이같은 브리지 포털을 기획하게 된 것은 약 3개월 전부터다. 한마디로 인터넷 시장이 자본력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 건전한 인터넷 산업기반 구축을 저해하는 것은 물론 전문업체의 존립조차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출범했다.
후발로 인터넷 사업에 참여한 대기업들이 미국식 제휴모델을 무분별하게 도입, 무차별 인수합병(M&A)을 시도하고 있고 엄청난 광고비와 경품을 바탕으로 회원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에 같은 방식으로 맞대응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특히 자본력이 취약한 이들 벤처기업 입장에서는 국내 인터넷 산업의 선구적인 역할을 했으면서도 대기업들의 엄청난 물량전에 밀려 점차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데 대해 적절한 대응책을 찾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었다. 따라서 이들이 대규모 광고가 아니고 서비스와 사업의 건전한 공유를 통해 사업을 확장해나가는 방안으로 생각해낸 것이 바로 브리지 포털사이트다.
이 브리지 포털의 특징은 우선 참여업체들의 사업영역이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경쟁관계로 발생할 수 있는 갈등요인을 사전에 없애고 시너지 효과를 얻기 위함이다. 네이버컴이 검색엔진 사이트라 하면 에이메일은 종합 이메일 사이트고 레떼컴은 축하카드 사이트다. 또한 교육포털사이트의 아이빌소프트나 엔터테인먼트 포털의 제이앤제이미디어, 여성포털의 코스메틱랜드 등은 모두 영역이 다르다.
또 그동안 일반적인 제휴방식과는 달리 독자성을 확보하면서도 밀착된 관계를 유지한다는 점이다. 그동안 주로 활용돼온 제휴방식의 하나인 인수합병은 기업의 정체성이 없어지고 상호협력은 사실상 느슨한 관계가 형성돼왔다. 「모두.컴」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는 것이 해당업체들의 설명이다. 즉, 회원공유는 물론 상호 필요한 서비스 또는 기능의 제공, 공동마케팅 등 협력의 강도가 그동안 발표돼온 전략제휴보다는 한단계 높다는 것이다.
이같은 밀착제휴는 「모두.컴」 설립에 공동투자하는 자본제휴와 각 개인간의 신뢰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들은 이같은 전략제휴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업체간의 신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그동안 참여업체 선정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반면 「모두.컴」은 또한 참여업체가 제공하지 않고 있는 서비스를 대상으로 독자 서비스도 개발, 제공함으로써 참여업체를 단순히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사업영역을 확보해나갈 방침이다.
브리지 포털사이트는 일단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제휴모델이다. 특히 소자본을 기반으로 출범한 인터넷 벤처기업들이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하나의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백동훈 에이메일 사장은 『사업초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터넷사업 창업자를 지원, 토종 인터넷사업자가 자립 성장할 수 있는 틀을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창호기자 ch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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